
류현진(35)의 입지가 예전과 같지 않다. 우승을 지향점 삼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다시 무게감을 가지려면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고 명예를 회복해야한다.
류현진은 1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메이저리그 직장 폐쇄 중 국내에서 몸을 만들어온 그는,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미국으로 향했다.
올해는 류현진과 토론토의 3번째 동행이다. 류현진과 토론토는 지난 2019시즌 후 4년 총액 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두 시즌을 치르는 사이 많은 것이 변했다. 토론토는 류현진 영입을 시작으로 전력 강화에 나섰고 유망주들은 대형 스타로 성장했다. 어느덧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우승, 나아가 월드시리즈까지 넘보는 팀이 됐다. MLB.com도 올해 처음 발표한 파워랭킹에서 토론토를 6위에 올려놓았다.
류현진의 입지도 달라졌다. 토론토와 계약했을 당시 팀 투수 중 류현진은 독보적이었다. 2019년 LA 다저스에서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던 류현진은 당연히 토론토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단축됐던 2020년에도 류현진은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2021년은 아쉬웠다. 31경기를 뛰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의 성적을 올린 류현진은 시즌 내내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팀이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을 펼치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5.50까지 치솟았다. 에이스 칭호도 다른 선수에게 넘어갔다.
2022시즌을 앞두고 토론토는 선발진 전력을 더욱 강화했다. 호세 베리오스, 케빈 가우스먼, 기쿠치 유세이 등을 영입하며 탄탄한 선발진을 구축했다. 몸값이 류현진을 넘어서는 선수들도 생겼다. 현지에서는 류현진을 3~4선발로 분류하고 있다.
올해가 중요한 분수령이다. 내년까지 토론토와 계약이 돼 있는 류현진이 지난해처럼 기복 있는 모습을 보인다면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올해는 초반부터 꾸준한 활약으로 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더 이상 에이스의 부담감도 없고 혼자서 팀을 이끌지 않아도 된다. 구위가 아닌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이기에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도 부담스럽지는 않다.
한편 메이저리그는 오는 18일부터 시범경기를 시작한다. 토론토는 19일부터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한다. 국내에서 불펜 피칭까지 마친 류현진이기에 시범경기 등판도 가능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