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의 대표 관광지 본다이 비치 인근에서 열린 유대교 축제 현장에서 대규모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숨지고 40여 명이 다쳤다. 희생자 가운데는 10세 소녀도 포함돼 충격을 주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경찰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총격 사건의 용의자가 50세 아버지와 24세 아들로 이뤄진 부자(父子) 2인조라고 밝혔다. 아버지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사살됐으며, 아들은 중상을 입은 상태로 체포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건은 유대교 명절 하누카 첫날인 14일 오후 6시 45분쯤 발생했다. 시드니 동부 본다이 비치 북쪽에 위치한 본다이 파크 인근에서 열린 유대인 공동체 축제 행사장 인근 다리 위에서 무장 괴한 2명이 인파를 향해 무차별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당시 행사장에는 약 1000명이 모여 있었으며, 목격자들은 약 10분간 총성이 이어졌다고 증언했다. 총격으로 용의자 1명을 포함해 최소 16명이 사망했고, 부상자 40여 명 가운데는 경찰관 2명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사망자들의 연령대는 10세부터 87세까지로 매우 다양했다. 용의자인 아버지는 지난 10년간 합법적으로 총기 소지 허가를 받아왔으며, 아들은 최근까지 건설 노동자로 일하다 해고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대테러 당국은 이번 사건이 반유대주의에 기반한 테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건 직후 시드니 내 유대인 거주 지역과 주요 종교 시설 주변에 대한 병력 배치를 대폭 강화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이번 사건을 “호주에 닥친 암울한 순간”이라고 규정하며 “순수한 악행이자 명백한 반유대적 테러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경찰 및 정보기관과 함께 사건의 정확한 동기와 배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번 사건이 호주에서 약 30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총기 난사 사건 중 하나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