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따라잡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상승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여전히 정권교체 여론이 우세한 점 등을 감안하면 안정적 역전을 위해선 ‘한 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 후보는 승부수로 민생 카드를 꺼냈다. 윤 후보와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50조·100조원 예산 투입을 주장하자 연초 추가경정예산(추경)안 등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한 협상을 시작하자며 되치기를 시도했다. 민생 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역제안하면서 ‘해결사’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골든크로스 성공했지만 정권교체 여론 우세…”尹, 손실보상 협의하자”
10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지난 6~8일 실시한 12월 2주차 전국지표조사(NBS) ‘대선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38%, 윤 후보는 3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 후보는 지난 10월4주차 조사(이 후보 35%, 윤 후보 28%) 이후 윤 후보에게 역전을 당하고 꾸준히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같은 여론조사에서 6주 만에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p) 내에서 윤 후보를 추월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판세는 전반적으로 여전히 불리하다. ‘국정운영에 대한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정권심판 여론이 46%로 정권연장 여론(42%)보다 우세하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미움과 불신을 극복하기 위한 계기가 절실하다.
이 후보는 돌파구로 민생 해결을 선택했다.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취약계층 및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되자 윤 후보가 제안한 대규모 손실보상 예산 투입을 즉각 수용하며 협상에 나서자고 했다.
이 후보는 전날(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후보가 50조원 지원, 그에 더해 김 위원장이 100조원을 말했는데, 100조원을 (지원)한다 해도 이미 다른 나라가 지원한 규모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게 분명하다”며 “지금 즉시 재원 마련과 구체적인 지원 방안에 대해 선대위 대 선대위, 후보 대 후보 협의를 바로 시작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벼랑 끝에 몰려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절박함에 공감하신다면 당장 12월에 임시국회를 열어서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 윤 후보의 책임 있는 답변을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이 후보는 구체적인 손실보상 방안을 먼저 제시하기도 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매출지원이 가장 효율적이라며 “매출을 지원하는 건 국가가 직접 사줄 수도 있고 국민에게 소비쿠폰을 지급해 국민이 참여할 수도 있다. 그게 지역화폐 재난지원금”이라고 재난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이 ‘당선’을 전제로 내 건 손실보상 방안을 지금 당장 논의하자며 ‘후보 대 후보’ 대결을 통한 여론 뒤집기를 시도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선대위 핵심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후보를 놓고 비교하는 기회가 많아질수록 이 후보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며 “대표적인 자리가 손실보상 협상이다.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 국민의힘도 반대할 명분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코로나19 방역, 민생 국가책임제를 시행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청소년 방역패스 적용 문제에 대해서도 “그동안 정부가 청소년 백신 접종을 권고사항이라고 한 후 충분한 설명이나 사회적 논의 없이 곧바로 백신 접종을 강제하는 정책을 내놓은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며 민생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온라인 소통 강화로 ‘지지후보 바뀔 수 있다’ 2030 공략
이 후보는 2030 세대 표심 공략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 중 하나가 청년층 표심인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NBS 조사에 따르면 40대 이상에서는 ‘지지하던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압도적이었지만 20·30대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20대(18~29세) 응답자 중 ‘지지 후보를 계속 지지한다’는 비율은 31%에 불과했지만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비율은 69%에 달했다. 30대에서도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응답 비율이 52%로 우세했다.
남아있는 기간 어느 후보가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느냐에 따라 대선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간 청년층과의 간담회 자리를 자주 마련했던 이 후보는 최근 온라인 소통에 주력하며 ‘투트랙 전략’을 가져가고 있다. 온라인 소통에 익숙한 청년층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딴지일보 게시판과 클리앙, 보배드림, 디시인사이드 ‘이재명 갤러리’ 등 주로 여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글을 올리며 온라인 소통 행보를 이어온 이 후보는 전날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글을 올려 “펨붕이들(에펨코리아 이용자) 안녕하세요? 이재명입니다. 쓴소리 단소리 뭐든 좋다. 듣고 가슴 깊이 새기고 정책에 반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청년층 사이에서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여론이 있다”며 “후보가 청년층과 적극적이고 다양한 소통을 하려고 하고, 그런 차원에서 커뮤니티에 직접 글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