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시인은 성비위 전력과 함께 시집 속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대해 “약간 잠재적 성범죄자 특징이 보인다”며 “굳이 비서관으로 앉혀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1994년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2017년 시 ‘괴물’로 문단내 성폭행 관행을 폭로했던 최 시인은 16일 오후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 하이킥’과 인터뷰에서 윤 비서관이 검찰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2002년 출간한 시집 ‘가야 할 길이라면’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윤 비서관은 ‘전동차에서’라는 시에서 지하철 성추행을 행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짓궂은 사내 아이들의 자유’로 표현해 평소 윤 비서관의 생각이 어떤지 말해주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최 시인은 “시를 읽었는데 제 기준으로는 시라기보다는 산문에 가까운 글이었다”며 “언어의 밀도가 아주 낮고 창의적 표현도 거의 없는 등 수준이 낮은 산문에 가까운 글”이라고 평가했다.
윤 비서관의 시를 ‘시적 자유’로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최 시인은 “시인도 예술가도 사회 구성원으로 어떤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표현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시인은 “(윤 비서관) 시 속에서 어떤 욕망, 성에 대한 인식이나 욕망이 청소년기에 고착된 남성의 내밀한 욕망을 저는 읽을 수 있었다”며 “여자의 엉덩이를 만지는 걸 그냥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라고 표현하는 걸 보면 이분이 좀 인격적으로 성숙되지 않은 분이구나(라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또 “두 번을 정독해서 읽어봤는데 어떤 풍자도 보지 못했고 그분이 쓴 글은 빗대어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대로 썼더라”며 일부에서 윤 비서관을 옹호하기 위해 내놓은 ‘성추행하는 청년들의 무례함을 비판하고 풍자하려는 의도다’라는 주장을 물리쳤다.
그러면서 “제가 보기에는 약간 잠재적인 성범죄자 특징이 보이는 분을 굳이 나라를 대표하는 비서실의 비서관으로 앉혀야 되는가에 대해서 의문이 있다”며 잘못된 인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