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3월 극장에 개봉한다. 연기파 배우 최민식이 주연을 맡은 이번 영화는 코로나19로 어려운 극장가를 살릴 수 있을까.
22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감독 박동훈)의 언론배급시시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학문의 자유를 갈망하며 탈북한 천재 수학자 이학성이 자신의 신분과 사연을 숨긴 채 상위 1%의 영재들이 모인 자사고의 경비원으로 살아가던 중 수학을 가르쳐 달라고 조르는 ‘수포자’ 학생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휴먼 드라마다.
최민식은 극중 북한의 천재 수학자 출신으로, 현재는 대한민국 상위 1% 자사고인 동훈 고등학교의 야간 경비원을 하고 있는 이학성을 연기했다. 이어 25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김동휘가 수학이 최대 약점인 자사고 학생 한지우를 연기했다. 또한 박병은이 자사고 동훈 고등학교 수학 교사 근호, 박해준이 이학성의 유일한 벗인 새터민 지원본부 지부장 기철, 조윤서가 한지우의 유일한 친구 보람을 연기했다.
이날 박동훈 감독은 “이 영화를 연출하려고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공부에 지친 고등학생 뿐 아니라 졸업하고 난 뒤에도 계속 경쟁하게 되고 피로감에 포기하는 게 오히려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은데 그럴 때 쉽게 포기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고 나름의 긍정적인 휴지기를 가지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걸 제시하는 영화가 될 거 같아서 영화를 만들었다, 이런 의도가 잘 전달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극중 탈북한 천재 수학자를 연기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천재와 탈북, 두 가지 단어가 따라다닌다, 이 영화를 하면서 두 가지의 존재감, 두 가지의 상징성을 배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어쩔 수 없이 북한 사투리를 구사했지만 어떤 내가 너무 사랑하고 좋아하는 학문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상심이 큰 학자다, 그런데 (그가)어떤 더 큰 상심을 갖고 사는 한 학생을 만났을 때 교감한다”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감 그 디테일한 감정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민식은 이번 영화의 시나리오를 받고 ‘굿 윌 헌팅’을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그는 “‘굿 윌 헌팅’과 비교해본 적은 없다, 제가 감히 어떻게 언감생심 로빈 윌리엄스와 비교하겠느냐”면서 “그 영화가 생각이 났다는 거다, 그리고 엄연히 다르다, 환경이 다르고 인물이 다르고, 그 영화를 그 전에 봤을 때 감동적으로 본 기억이 난다”고 밝혓다.
또한 “진정한 교육의 의미도 다시 생각해볼 수 있었고, 세대를 불문하고 소통하는 둘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왔고 그런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겠고 나름대로 유사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민식이 이번 영화를 택한 이유는 이 영화가 어른들에게도 교훈을 주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최민식은 “외피는 학원드라마를 표방하는데 그 안에 담긴 내용 수학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해 이게 어떻게 보면 성인이 젊은 청춘, 미완의 청춘들에게 뭔가 어떤 인생의 교훈을 주는 드라마 같은데 사실은 어른들을 위한 영화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꼭 아직 미완의 학생, 청춘들에 대한 교훈적인 얘기가 아니라 성인이 된 우리들이 다시 한 번 곱씹고 우리는 그런 가치관과 기준으로 살아갈 수 있나, 살아가고 있나 하는 성찰이 있다, 젊은 사람들을 가르치는 게 아닌 내 스스로 반성하게되는 영화가 아닌가 생각했다, 그래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알렸다.
김동휘는 이번 영화에서 250대 1의 오디션을 뚫고 캐스팅 됐다. 그는 “처음 오디션을 붙고 나서도 안 믿겼다, 첫 촬영 때만 해도 ‘내가 왜?’ ‘나를 왜?’ 하는 의구심이 있었다”며 “오늘 스크린에서 보니까, 물론 내가 그 자리에 아직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주어진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야겠다 생각해서 나에게는 조금 특별하다”고 알렸다.
또한 그는 최민식과의 호흡에 대해 “내가 또 언제 이런 선배님과 작품을 해볼 수 있을까”라며 “(보통 최민식이)어렵다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내가 아이디어 제시하면 흔쾌히 받아주시면서 ‘이렇게 해보자’라기 보다는, 같이 만들어가는 게 잇었다, 그런 선배님을 보면서 이렇게 영화란 예술을 대하시는구나 하는 그런 것들을 많이 느꼈다, 전체적인 부분에서 정말 정말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조윤서 역시 김동휘처럼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데뷔했다. 그는 “(김)동휘와 마찬가지로 오디션 붙었을 때 믿기지 않았다,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의심하고 바뀌지 않을까, 거짓말은 아닌가 이걸 나한테 준다고 하는 의구심을 계속 가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제가 존경하는 선배님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에 누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그래서 촬영 가는 내내 하는 내내 즐겁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박동훈 감독은 “나 역시 ‘수포자’였다”면서 “(이번 영화에서)직관적으로 우리 주위에 수학이 어디서나 존재하고 있다는 걸 쉽고 재밌고 직관적으로 전달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알렸다.
그는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수학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던 대표적인 신으로 ‘파이송’ 장면을 꼽았다. 파이의 숫자를 악보로 표현해 음을 붙인 곡으로, 극중 수학자 이학성과 보람이 함께 피아노로 연주한다.
박동훈 감독은 “많은 분들이 음악이 수학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기대치 않았던 파이송을 등장 인물들이 연주한다고 했을 때 즉각적으로 수학이 여기저기서 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전달하는 신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외 수식들을 굉장히 마카롱 가게나 피자, 치즈스틱 먹는 장면들을 예쁘고 세련되게 전달하려고 헀다, 전기차를 아기자기하게 표현하려고 해서 수학을 딱딱하지 않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귀여운 수학, 주위에 있는 여기저기 있는 그런 것들을 에쁘게 표현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감독 뿐 아니라 배우들은 각자 자신을 ‘수포자’라고 표현하며 웃음을 줬다.
최민식은 “나 역시 수학 수포자다, 오리지널 수포자다”라며 ” 세상 살면서 덧셈 뺄셈 나누기 곱하기만 하면 살 수 있지 않나 주장하는 사람이다, 미분 적분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고 살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도 (역할이)수학 천재다 보니까 대사를 보고 ‘무슨 소리냐’ 박 감독에게 설명해달라고 하니 이 양반도 모르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래서 학창 시절 생각도 나고 수학 선생님한테 혼나던 시절도 생각나고, 다시 수학이라는 숫자들을 다시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갑기도 하고 그랬다”고 밝혀 웃음을 줬다.
박해준 역시 “수학까지 갈 필요도 없다, 산수 때부터 더하기 때부터 왜 해야하는지 싶었다”며 “더하기, 나누기를 열심히 배워서 훈련을 받듯이 했었다, 더하기 빼기, 산수를 겨우 뗐었다”고 말했다.
또한 박해준은 “이 영화를 보고 수학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누가 이렇게 가르쳐주고 이렇게 시작하고 이런 얘기 해줬다면 수학을 하고 싶지 않을까, 이렇게 얘기해줬으면 이렇다고 얘기해주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더불어 “결국 내가 ‘산포자’라는 것, 산수 때부터 관심이 없었다는 얘기를 돌고 돌아 했다”고 덧붙이며 웃음을 줬다.
박동훈 감독은 “우리 모두 굉장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최근에) ‘코로나 터널’이라는 단어를 접했다, 이 터널에 입장할 때 2km면 끝나겠지 하고 알았는데 계속 연장이 된다, 출구와 내 차의 간격이 줄어들지 않는, 이런 불쾌한 악몽이 지속되고 있는데 우리 영화가 이런 불쾌함을 조금이나마 상쇄시킬 수 있다면 덜어낼 수 있다면 우리의 역할은 다 하는 거다”라고 바람을 밝혔다.
최민식은 “극장에서 시사회 끝나고 이런 대화를 나누는 게 먼 옛날 얘기 같았다, 극장이 많이 힘들다, 영화계도 힘들고 극장도 힘들다”며 “우리가 이러고 살았는데 진짜 여기 와보니까, 위기의식을 느낄 수 있다, 이겨내야 하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가 작은 위로를 드리고 힘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박해준은 “나도 오늘 영화를 처음 봤다, 기분이 좋다”며 “되게 감동도 있고 따뜻한 봄이 오는데 봄과 어울리는 영화다, 이 영화가 여러분들에게 되게 감동과 좋은 작은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극장에 와서 보시면 후회없으실 것이다”라고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는 오는 3월9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