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게 된 A씨는 당일 모바일 체크인을 한 뒤 ‘홈드랍’ 서비스를 이용하기로 했다. 집 근처 편의점을 지정장소로 선택해 캐리어를 맡긴 뒤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한 A씨는 안면인식으로 출국수속을 마치고 바로 면세점으로 향했다. 쇼핑을 즐긴 A씨는 항공편에 몸을 실었고, 수 시간 뒤 목적지 공항의 수하물 센터에서 자신의 캐리어를 찾아 현지 호텔로 출발했다.
해외 목적지까지 짐 없이 ‘빈 손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체크인 서비스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실시된다. 인천국제공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항공업계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른 ‘비대면 자동화’를 출국 수속 전 과정에 적용한 일명 ‘여객체크인경험혁신’을 정부 등과 협의해 도입할 계획이다.
류진영 인천국제공항공사 운영본부장은 지난 12일 뉴스1 서면 인터뷰에서 “기존의 강점이던 빠르고 편리한 공항을 넘어 새로운 항공운송 패러다임”이라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이어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한 공항을 구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 과정이 대면으로 이뤄졌던 1세대 체크인 서비스, 셀프 체크인·백드랍 등 전 과정 자동화가 도입된 2세대, 스마트 체크인 활성화 및 이지드랍(공항 밖 호텔 등에 수하물 위탁) 등이 도입된 3세대에 이은 시스템이다.
특히 수하물 위탁 방식을 중심으로 체크인 서비스를 총 5가지로 세분화할 예정이다. △자택과 자택 인근 지정 장소에 수하물을 맡길 수 있는 홈드랍 △호텔 등에 위탁하는 이지드랍 △셀프체크인 △원격체크인 △유인체크인이다. 홈드랍·이지드랍 통해 맡겨진 수하물은 택배사가 수거해 운송 절차를 밟게 된다. 지방 거주자일 경우 홈드랍이 불가능한 대신 인천국제공항 커브사이드에서 수하물 위탁이 가능하다.

인천국제공항은 이용객의 70% 이상이 수하물을 위탁하는데, 대부분이 유인체크인 서비스를 이용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자 이 같은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제선 출발여객의 유인체크인 이용률은 2019년 40%, 2020년 36%였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서류 확인절차가 강화되자 2021년 65%, 올해 6월 기준 72%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류 본부장은 “출국 여객들의 여정 곳곳에 수하물 위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현해 혁신적인 체크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유인체크인 유입을 최소화하고, 체크인 시간을 절감해 쇼핑이나 공연, 예술콘텐츠 등 인천국제공항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소비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하물 분실 우려와 관련해서는 “이지드랍·홈드랍 수하물은 운반 전 프로세스를 녹화하고, 수하물 밀봉, 전용 운송수단 마련 등을 하고 있다”며 “수하물 관리를 위한 보안설계를 통해 외부 위탁에 따른 분실위험에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인천국제공항은 오는 2023년부터 일부 항공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패스'(One-ID)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출국 전 서류 확인 절차를 안면인식으로 대체하는 것으로, 따로 여권과 탑승권을 꺼낼 필요가 없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글로벌 항공수요가 87억명에 달할 예정인 2037년 One-ID 서비스 도입 시 출국수속 시간은 최대 54%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류 본부장은 “크게 체크인, 본인확인 절차로 구분되는 출국 여정에서 소요 시간 단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2024년까지 제2여객터미널 전체로 스마트패스 서비스를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대면 자동화 서비스는 세계 각국 공항에서 시행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라스베이거스 공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 두바이 공항 등은 이지드랍 같은 공항 밖 수하물 위탁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미 애틀랜타 공항, 중국 베이징 공항, 일본 나리타·하네다 공항도 안면인식 기반 출국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