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모두 만나본 결과, 조만간 두 사람이 만날 것같다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이 김 위원장과 회동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김 전 위원장도 연락이 오면 만날 의사를 밝혔다는 것.
이에 진 전 교수는 양자 회동이 빠르면 다음주, 늦어도 8월초에는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 진중권 “윤석열 요청으로 만났다…국민의힘 입당, 서두르지 않겠다는 느낌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저녁까지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고정 출연하게 된 진 전 교수는 12일 저녁 첫 방송에서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측의 ‘만나자’라는 연락에 따라 자리를 함께 했다는 진 전 교수는 초미의 관심사인 국민의힘 입당 시기에 대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서 말하는 자유시장경제, 약간 시장만능주의와는 결이 좀 다르다라는 이야기를 했다”며 “좀 더 밖에 있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 입당 시기를 물어볼 상황이 아니었지만 당장은 아닌 것 같다”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 여권 헌법 인식이 옛날식이라는데 생각 일치…尹만나 새로운 시각을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과 법 철학에 대해 얘기를 했는데 정말 합의가 잘 됐다”며 “칼 슈미트라는 나치 법학자가 있는데 박정희, 전두환 때 헌법에 대한 이해가 약간 칼 슈미트적이었고 그 이후 허영(경희대· 연세대 교수 역임, 경희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가르쳤다)이라는 분이 등장, 그쪽으로 헌법에 대한 이해가 완전히 관념이 바뀌었다라는 말을 윤 전 총장이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운동권, 민주당 정권 사람들의 헌법 이해가 상당히 옛날식이다라는 데 동의를 했다”고 말한 뒤 “법의 통치를 해야 되는데 법을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의 멘탈리티를 지적하는 등 검찰총장 자리도 법 철학적인 문제(로 보고 있더라)”라며 윤 전 총장의 생각을 설명했다.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을 만나 새로운 시각을 얻었다며 “예컨대 안희정 사건 같은 경우에도 우리 사회의 성관념이 바뀌었다, 옛날 같으면 기소도 못했다, 옛날 기준이 항거불능 상태여야만 기소할 수 있었는데 성관념이 바뀌어서 그렇게 됐다, 경제 사안도 수사하는 사람 입장의 설명을 들었다”며 “아, 그걸 또 그렇게 보면 그런 관점이 보이는구나. 어떤 것은 수사의 문제고 어떤 것은 입법의 문제고 그런 재미있는 시각을 얻는 기회였다”고 좋은 만남이었다고 알렸다.
◇ 윤석열, 보수회귀 인식줄까 고심…尹 “만나는 사람마다 다른 이야기, 결국 결정은 내가”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에게 비판적인 코멘트도 했다”며 “출마선언문이 미래지향적이라기보다는 보수의 냄새가 난다고 지적했더니 (윤 전 총장은) ‘내가 써놓고 나중에 읽어보니까 나도 좀 그런 것 같다’라고 얘기를 좀 하더라”면서 “자신의 메시지가 자칫 옛날식의 보수로 회귀하는 것으로 잘못 알려지는 그런 인식을 주는, 인상을 주는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았다”고 윤 전 총장 고민을 소개했다.
또 “(윤 전 총장이) ‘전문가들을 찾아가면 180도 다른 얘기를 해 결국 모든 결정은 나 자신이 내릴 수밖에 없더라’라는 말을 했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에게 “김종인 빨리 만나라” 주문, 尹도 회동 희망…지지율 하락에 따른 반전 필요
진 전 교수는 “(윤 전 총장에게) 김종인 위원장 만날 생각 있냐고 했더니 ‘언제든지 만나고 싶다’라는 말을 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시급하게 만나뵙는 게 좋다고 권했다”고 윤석열, 김종인 회동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전체 판세를 읽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없지만 그나마 김종인 위원장 정도가 있다”며 “윤석열 후보 메시지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는 것도 브레인들이 보수 쪽에 치우친 게 아닌가, 그래서 다른 영감의 원천이 필요할 것 같아서 ‘김 위원장을 만나 도움을 받으라’고 강력히 권했다”고 했다.
“그 다음 날 우연히 같은 장소에서 김종인 위원장도 만났다”고 한 진 전 교수는 “여쭤보니 ‘아니, 뭐 전화 오면 만나지’ 이렇게 말을 해 아마도 두 분이 곧 만나지 않을까”라고 예상했다.
시기에 대해선 빠르면 7월 중순, 늦어도 8월초 쯤에는 만날 것이라고 진단한 진 전 교수는 “윤석열 총장은 지지율이 조금씩 가라앉고 있어 급하게 됐다”며 “따라서 어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어 멀지 않아 반드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