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쓰촨성 대지진 현장에서 한 구조대원이 4시간 동안 맨손으로 잔해를 파내 구조했던 10세 소녀와 17년 뒤 결혼하게 된 사연이 전해지며 중국 사회를 감동시키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최근 후난성 창사에서 열린 37쌍의 합동 결혼식에서 가장 화제를 모은 커플은 신랑 량즈빈(39)과 신부 류시메이(27)였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22세 군인이었던 량즈빈은 붕괴된 건물 잔해 아래 철제 구조물에 갇힌 10세 류시메이를 발견하고, 홀로 4시간 넘게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쳐 구조했다. 구조 직후 류시메이는 병원 치료를 마친 뒤 고향으로 돌아갔고, 어린 나이였던 그는 구조대원의 얼굴을 정확히 기억하지는 못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2020년, 우연히 한 음식점에서 류시메이의 어머니가 한 남성을 보고 “딸을 구해준 군인과 닮았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다. 류시메이는 직접 확인 후 그가 바로 자신을 구해준 량즈빈임을 알아보았고, 두 사람은 연락처를 교환하며 다시 인연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류시메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음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먼저 고백했다. 이후 두 사람은 연인이 되었고, 최근 합동 결혼식에서 부부가 됐다.
류시메이는 “그가 나를 구해줬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다. 함께 있을수록 평생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량즈빈 역시 “힘들 때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라며 그녀에게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사연은 중국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며 “하늘이 맺어준 인연”, “재난 속에서 피어난 기적 같은 사랑”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