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역으로 확산 중인 반정부 시위와 유혈 진압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들에게 전면적인 출국을 권고하며 위기 수위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더힐 등의 보도에 따르면, 이란 주재 미국 대사관은 최근 보안 경보를 통해 “지금 즉시 이란을 떠나라”고 경고하며, 이란 내 모든 미국 시민에게 자발적 대피를 강력히 권고했다. 미 국무부는 이란 전역에서 치안 붕괴와 무력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미국 정부의 영사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이란 전역에서 2주 넘게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직결돼 있다. 이란 시위는 지난해 12월 28일 테헤란에서 물가 폭등과 환율 급락에 항의하는 상인 시위로 시작됐으며, 이후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전국적 항쟁으로 확대됐다.
12일(현지시간) AFP와 알자지라,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단체(IHR)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수백 명에 이르며, 일부 인권단체와 망명 활동가들은 실제 사망자 수가 6000명을 넘어섰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란 당국의 인터넷 전면 차단과 언론 통제로 정확한 집계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며 강경 진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최근 국영 방송 연설에서 “폭력과 무질서를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히는 한편, 검찰은 시위 참가자들을 사형까지 가능한 중범죄 혐의로 기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외교·군사적 대응도 동시에 검토 중이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국가안보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이란 사태와 관련한 대응 옵션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추가 제재, 사이버 작전, 정보 지원, 군사적 압박 카드까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시위 사태는 중동 전반의 긴장도 끌어올리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안보 경계 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했으며,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외부 개입 시 미군 기지와 동맹국도 타격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란 사태가 단순한 국내 혼란을 넘어 미·이란, 나아가 중동 전체를 흔드는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의 자국민 전원 대피 권고는 외교적 압박 단계를 넘어 실제 충돌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 조치로 해석되며, 향후 사태 전개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