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가해자 이은해와 조현수가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과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N번방’ 사건으로 복역 중인 조주빈이 이은해에게 옥중 서신을 보낸 사실이 밝혀졌다.
27일 SBS는 ‘계곡 살인’ 사건을 수사했던 전 인천지검 차장검사 조재빈 변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수사의 뒷얘기를 전했다.
조 변호사는 먼저 1심 결과에 대해 “늦었지만 정의가 실현된 거 같다”며 “최선을 다했는데 이런 제대로 된 판결이 선고돼 너무 고맙고 바람직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 변호사는 인터뷰 중 이은해가 조현수와 주고받은 편지들에 대해 얘기하며 “이은해와 조현수가 여러 차례 형을 살아본 적이 있는 사람들이어서 구치소 시스템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중간에 도움을 주는 분들을 활용해서 편지를 주고받았고, 서로의 진술이 모순되지 않도록 입을 맞춘 사실을 저희가 적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가석방까지 생각해뒀다. ‘징역 10년을 받게 될 경우, 6년을 살면 가석방 대상자다. 나는 모범수로 빨리 나갈 자신이 있다’ 등의 얘기를 나눴고, 심지어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사실 어떻게 보면 범행을 인정하는 내용의 자필 진술들이었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편지 중 특이했던 것이 있냐”는 물음에 N번방 사태의 주범 조주빈의 이야기를 꺼냈다. 이은해, 조현수가 처음 인천 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조주빈이 이은해에게 편지를 보냈던 것. 조주빈은 이은해에게 “검찰 수사에 협조하지 말도록 진술을 거부하는 것이 어떠냐”며 조언을 했다.
조 변호사는 “그 조언 때문에 이은해가 진술을 거부했다고는 볼 수 없고 하여튼 그런 일이 있었다. 깜짝 놀랐다. ‘아. 이 녀석이 이런 짓까지 하는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며 “왜 그런 편지를 보냈을까”라는 물음에는 “추측해 본다면 이은해가 굉장히 유명해졌으니까 자기가 그전에 굉장히 유명했던 사람으로서 충고한다며 주제 넘게 그렇게 한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조 변호사는 “울컥해진다. ‘우리 노력이 헛되지 않았구나. 그리고 이제는 망자도 한이 좀 풀렸겠구나. 유족들도 불면의 밤을 계속 지새웠을 텐데 이제는 그게 그칠 수 있는 상황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이 사건에 대해 걱정해 주시고 함께 가슴 졸여주셨던 국민들께서도 안도하실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았나 싶다”며 1심 결과에 만족감을 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