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서 순자산의 5%를 일회성 세금으로 부과하는 이른바 ‘부유세’를 둘러싸고 격렬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 법안은 정식 명칭이 ‘2026 억만장자 과세법’으로, 순자산 10억 달러 이상인 캘리포니아 거주자를 대상으로 내년 11월 주민투표에 부쳐질 예정이다. 법안이 통과되면 과세는 2026년 1월 1일로 소급 적용된다.
30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기술기업 경영진들은 “사실상 사유재산 몰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부 억만장자들은 세금이 도입될 경우 캘리포니아를 떠나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투자회사 퍼싱 스퀘어 홀딩스의 CEO인 빌 애크먼은 X(옛 트위터)에 “부유세는 의도치 않은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캘리포니아의 문제는 세수가 아니라 재정 운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페이팔 공동창업자 출신으로 백악관 인공지능·암호화폐 정책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색스도 “텍사스와 플로리다에는 주 소득세도, 부유세도 없다”며 “민주당은 일자리 창출자들을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서 “이 세금이 도입되면 캘리포니아를 떠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술 업계에서는 특히 ‘미실현 이익’에 과세하는 구조를 문제 삼고 있다. 오큘러스 창업자이자 안두릴 공동 창업자인 팔머 럭키는 “창업자들이 현금이 없는 상태에서 지분을 강제로 팔아야 할 수 있다”고 지적했고,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CEO 개리 탄 역시 “작은 기술기업과 신생 스타트업을 죽이는 세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진보 진영은 극심한 부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부유세가 필요하다고 맞선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혁신은 존중하지만, 지금의 극단적 탐욕은 정당화할 수 없다”며 고액 자산가 과세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리콘밸리 일부 지역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하원의원 로 칸나도 “심각한 불평등이 오히려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부유세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초부유층은 이미 주 밖에 여러 거처를 두고 있다”며 “실효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투표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주지사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 부유세 법안은 의료 노조가 발의했으며, 연방 정부의 의료·교육 예산 축소에 대응해 최대 100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대상자는 약 200명에 불과하지만, 기술 혁신의 중심지인 캘리포니아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불평등 해소라는 명분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이번 주민투표는 미국 내 ‘부의 과세’ 논쟁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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