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란을 상대로 11년 만에 승리하며 질긴 악연을 끊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과의 9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던 한국 축구지만 그동안 이란만 만나면 작아졌다. 이란과의 승부처에서 매번 무너졌고 무려 11년 동안 승리하지 못했다.
마지막 승리는 2011년 카타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이었다. 홈 승리는 더 오래 전이었다. 2005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거뒀던 승리로, 무려 17년 전이다.
하지만 이날 한국은 새 역사를 썼다. 이란에 2-0 완승을 기록, 11년 만에 이란을 꺾으며 질긴 악연을 깨끗하게 정리했다.
스코어도 내용도 완벽한 경기였다. 한국은 57.8%의 점유율 속에 13개의 슈팅, 5개의 유효 슈팅 등을 기록하며 이란을 압도했다.
그동안 얄밉도록 수비를 잘 했던 이란은 이날 한국의 파상공세에 막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에서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1승1무로 우위를 점한 한국은 이란을 끌어내리고 A조 1위로 도약해 ‘아시아 최강’ 자존심도 세웠다.
신승이 아닌 완승이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2007년 이후 치른 한국과 이란의 9차례 대결은 늘 접전 속에 1-0 혹은 0-0 무승부의 결과가 반복됐다. 그러나 이날은 보기 드물게 시원했다. 한국은 이란 골문에 두 골을 엏으면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완승으로 ‘이란 징크스’를 깔끔하게 털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