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재명 때리기’에 힘을 주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공세에도 한층 강한 표현을 동원하고 있다.
윤 후보는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의 본질은 선전이다. 선전은 사물을 과장된 것으로 만드는 법”이라며 “그 과장은 때로는 선전을 받아들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선전을 하는 사람들까지 속인다. 지금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이 그렇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특히 이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호주 국빈방문에 대해 “태연하게 시급한 외교 사안도 없는 호주까지 가서 SNS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에서 찍은 셀카를 올리는 것”이라고 주장하거나, 방역 실패 원인으로 “지지율 관리에만 신경 쓰는 문 대통령의 나쁜 정치”를 꼽고, “국민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그런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원색 비난했다. 이 과정에서 윤 후보는 나치 독일의 대표적 선동가인 ‘괴벨스’를 언급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날(16일)에는 이재명 후보의 양도소득세(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제안에 청와대가 반대 의견을 표명한 것에 대해 “혼란의 책임은 전적으로 이재명 후보”라고 직격했다.
윤 후보는 “양도소득세 중과 한계 유예를 두고 집권세력이 둘로 갈라졌다. 게다가 당이나 정부, 청와대와 일체의 사전 논의나 조율이 없었다고 하니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이 후보를 “일머리도, 진정성도 없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15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말 바꾸기가 심각하다”며 “하도 말을 자주 바꾸니 후보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국민은 믿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본인 명의의 SNS를 통해 문 대통령과 이 후보를 연 사흘 강도 높게 비난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간 윤 후보는 주로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과 실정에 대한 비판에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문 대통령이나 이 후보 개인을 직접 공격하는 모습은 자제하는 편이었다.
윤 후보의 이러한 변화는 선대위 출범 과정의 당내 갈등·부인 김건희씨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흔들리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달 5일 대선후보 선출 직후 윤 후보는 4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해 이 후보와 두 자릿수 격차를 벌렸지만, 지금은 엎치락뒤치락 하는 접전 수준으로 양상이 변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4~16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 후보 지지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는 36%, 윤석열 후보는 35%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초접전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 대선후보 확정 직후인 4주 전 같은 조사(11월16~18일)에서 윤석열 42%, 이재명 31%를 기록해 윤 후보가 11%포인트(p) 앞서나갔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윤 후보는 7%포인트(p) 지지율이 빠지고 이 후보는 4%p 오른 결과다.
넥스트리서치가 지난 14~15일 전국 성인남녀 1016명을 대상으로 한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도 이 후보가 35.4%, 윤 후보가 33.3%를 기록, 이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앞섰다. 해당 여론조사업체의 과거 조사에서도 윤 후보의 지지율 하락과 이 후보의 상승 흐림이 두드러졌다.
한 정치평론가는 “윤석열 후보가 그동안 문재인 정부를 집중적으로 비판한 것은 정권교체 여론이 그만큼 높았고, 정권교체의 당위성만 주장해도 자신이 집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치고 올라오면서 정권교체론 하나만 가지고는 당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