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LY-CoV555(성분 밤라니비맙)’ 배포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일라이릴리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LY-CoV555에 대한 긴급승인을 받은 지 하루 만에 결정됐다. 미국 정부는 국가에서 시행하는 공공 의료보험인 메디케어 수혜자들이 본인 부담비용 없이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치료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진료비 등 접종기관에서 발생한 다른 부대 비용은 지불해야 하며 환자들도 소지한 보험 종류에 따라 60달러(약 6만6924원)에 달하는 본인 부담금을 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2020년 출시될 LY-CoV555 30만도스(1도스는 1회 접종량) 전량을 3억7천500만달러(약 4184억원)에 구매했다. 또한 2021년에 생산 예정인 65만도스 물량까지 추가로 구입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건부 관계자에 따르면 메디케이드 적용 환자, 요양원 거주자, 보험 미가입자들 뿐 아니라 민간 의료보험 가입자들도 무료로 코로나19 항체치료제로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FDA가 LY-CoV555의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하기 전부터 선 구매하며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승인 이후 연방정부는 해당 항체치료제 배포 권한을 주 정부, 국토부 및 보건부 그리고 교정국 등 국가기관들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사업인 워프스피드프로젝트는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의 수요에 맞춰 공급량을 할당하고 있다. 지난 9일부터 일주일 동안 LY-CoV555 7만9350바이알(병)을 배송할 계획이다.
1 바이알은 주로 고무마개를 이용해 밀봉한 병으로 1회용 용량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으나 보통은 수 회분 쓸 수 있는 용량이 들어있다. LY-CoV555의 경우 1 바이알로 환자 1명을 치료할 수 있는 용량이다.
바이오센추리는 만약 LY-CoV555이 환자들에게 꾸준하게 처방될 경우 오는 12월 7일이면 2020년 물량은 바닥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자들이 크게 증가하고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LY-CoV555은 12세 이상 경증에서 중등도 코로나19 환자들 또는 중증 환자로 발전할 위험이 높은 성인 및 소아 코로나19 환자들을 대상으로 투약이 가능하다.
또한 FDA는 LY-CoV555 긴급사용승인을 허가하면서 환자들이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10일 이내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나 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증상 발생 후 2~3일이 지나서 검사를 받고 있다. 또한 미국에선 검사 결과를 받는데도 며칠이 걸릴 수 있어 의료진이 환자들에게 LY-CoV555의 투약 여부를 판단할 시간이 거의 없어 문제가 되고 있다.
다른 문제는 환자들이 LY-CoV555 투약 후 혹시 모를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1시간 동안 추가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일라이릴리는 실험 결과 환자 1명당 내원해서 LY-CoV555를 맞고 퇴원하기까지 최대 225분이 소요된다고 밝혔다.
워프 스피드 프로젝트 관계저들은 LY-CoV555가 안전하게 관리가 가능하다고 확인될 경우 병원뿐 아니라 호텔이나 임시 텐트 등에서도 환자들이 처방받을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현재 LY-CoV555는 의료기관에만 공급되고 있다.
현재 FDA의 긴급사용승인에 따르면 암, 만성 신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각한 심장질환, 당뇨, 겸상적혈구빈혈 또는 기타 만성 폐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저하 또는 비만환자들은 코로나19에 감염돼도 LY-CoV555를 처방받을 수 없다.
일라이릴리는 지난 10월부터 해당 질환을 앓고 있는 코로나19 환자들에게 치료를 확대할 수 있는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jjs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