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언킹’ 이승엽(46)이 5년여만에 삼성 라이온즈의 홈 대구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 이제는 선수가 아닌 감독의 신분으로, 유니폼도 조금은 낯선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서다.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3 KBO 정규시즌 경기 일정을 최종 확정해 발표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두산의 일정이다. 두산은 2022 시즌이 끝난 뒤 오랫동안 팀을 이끈 김태형 감독과 결별하고 KBO리그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을 선임해 많은 이를 놀라게했다.
이 감독은 KBO리그에선 삼성 한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로, 선수 은퇴 이후 코치 등 현장 지도 경험도 없기에 더욱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많은 관심을 모으는 이 감독의 데뷔전은 롯데 자이언츠전이다. 4월1~2일 잠실 홈구장에서 2연전을 치른다.
이후 NC 다이노스, KIA 타이거즈,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한화 이글스, KT 위즈를 차례로 상대한 뒤 만나는 이 감독의 8번째 상대팀이 바로 친정팀 삼성이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과 삼성이 적으로 만나는 첫 대진은 삼성의 홈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로 잡혔다. 4월25일부터 주중 3연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2016년 문을 연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는 역사는 길지 않다. 7차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삼성이지만 모두 대구 시민구장을 홈구장으로 썼을 때였고 홈구장을 옮긴 뒤로는 한국시리즈에 오른 적도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이 곳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불혹이던 2016년과 이듬해인 2017년까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고, 성대한 은퇴식까지 치른 뒤 홈팬들과 작별을 고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대구 팬들과 만나는 이 감독은 삼성을 ‘적’으로 상대하게 됐다. 은퇴경기가 2017년 10월3일이었고 다시 만나는 일정이 2023년 4월25일이니 5년 반 정도의 시간이 흘렀다. ‘감독’ 이승엽이 많은 정이 든 친정팀을 상대로 어떤 전략을 내세울 지 많은 관심이 쏠리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
FA 등으로 팀을 옮긴 선수들이 옛 소속팀과 만나는 첫 대진 역시 흥미롭다.
특히 ‘포수 대전’으로 불리던 이번 FA 시장에서 역대 최고규모 계약인 4+2년 152억원에 두산으로 이적한 양의지와 NC의 첫 대결을 지켜볼 만하다.
두산과 NC는 4월4~6일 잠실구장에서 3연전을 치르는 것이 첫 대진이다.
사실 양의지에게는 이번 이적이 ‘친정팀’으로의 복귀라고도 할 수 있다. 데뷔 이후 줄곧 두산에서 뛰다 4년 전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다 다시 돌아온 것이기 때문이다. 두 팀을 모두 우승으로 이끈 ‘특급포수’ 양의지의 활약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NC에는 두산에서 이적한 포수 박세혁이 있다. 박세혁 역시 이번 오프시즌 FA로 풀렸지만 양의지, 박동원(LG), 유강남(롯데) 등의 행선지가 결정된 후에야 NC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명예회복을 노리는 박세혁 역시 친정팀 두산과의 첫 대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영원한 ‘삼성맨’으로 남겠다고 다짐했지만 FA 계약을 통해 KT 위즈에 새 둥지를 튼 김상수의 대구 원정 경기도 눈에 띈다. KT가 대구 원정 경기를 치르는 첫 일정은 5월26~28일 3연전이다.
이밖에 2년 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LG 감독이 전 소속팀인 SSG 랜더스, 키움을 상대하는 것 또한 지켜볼 만하다. 4월4~6일 키움 원정경기, 4월25~27 SSG 홈경기가 첫 맞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