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외국인 인질들을 앞으로 며칠 내로 석방할 것이라고 31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러나 이날 가자 북부 자발리아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인해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향후 양측의 협상 진전 여부에도 관심이 주목된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하마스의 무장 조직 알 카삼 여단의 아부 오베이다 대변인은 이날 TV연설을 통해 “우리는 중재자들에게 앞으로 며칠 안에 특정 수의 외국인 인질을 석방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을 본격 확대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향해선 “가자는 이스라엘군의 무덤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 내 난민촌에 감행한 대규모 공습으로 인해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향후 협상 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내무부는 이날 가자 북부 자발리아 난민촌에 가해진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해 수백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당초 로이터는 현지 병원 관계자 등을 인용해 최소 50명이 숨지고 150여명이 부상했다고 파악했지만, 가자지구 내무부는 “난민촌 사망자가 100명으로 늘었다”며 자발리아에서만 400여명이 사상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기바티 보병 여단이 주도하는 보병들과 탱크 부대가 자발리아 서쪽에 있던 하마스 군사조직 자발리아 대대의 근거지를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50여명의 하마스 테러범을 사살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엔 자발리야 대대 사령관 이브라힘 비아리(Ibrahim Biari)도 포함됐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이어 “근거지 장악 과정에서 하마스와 무력 충돌해 다수의 테러범을 사살했고, 공군이 인근 지역을 공습했다”며 “이후 하마스 은신처에 있는 터널과 무기 창고 진입로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대규모 공습을 두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요르단, 이란 등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나서면서 향후 전쟁 진행 상황과 인질 협상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카타르 “중재와 긴장 약화 노력 약화시킬 것” 경고
이스라엘방위군 대변인 리차드 헥트 중령은 자발리야 대대 하마스 사령관이 난민촌 사이에 “민간인들처럼 뒤에 숨어 있었다”면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은 아니었단 취지로 발언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 역시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와 달리 고의적으로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양측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 역시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나서서 비판하고 있다. 카타르는 이날 이스라엘이 가자 최대 규모의 난민촌을 폭격한 것을 비난하면서 이스라엘의 공격 확대는 “중재와 긴장 완화 노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타르 외무부는 이날 자발리아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공격을 “무방비 상태인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새로운 학살”로 묘사하며,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민간인 표적까지 확대되는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양측에 모두 우호적이었던 카타르의 중재로 하마스는 앞서 지난 20일 미국인 인질을 2명 석방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도 인질 2명을 추가로 풀어준 바 있다. 현재까지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인과 외국인 인질은 모두 약 240여명으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