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량이 늘면 늘수록, 뇌혈관이 막혀 뇌손상이 발생하는 ‘뇌경색’의 위험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모임이나 회식이 늘면서 음주량이 덩달아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고다.
삼성서울병원은 본원 가정의학과의 신동욱·정수민 교수 연구팀과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연구팀이 함께 2009년과 2011년 시행된 국가건강검진에 두 차례 모두 참여한 40세 이상 450만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하루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군, 저위험음주군(15g 미만), 중위험음주군(15-30g), 고위험음주군(30g 이상)으로 나눠 음주량 변화가 뇌경색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다. 알코올 15g이면 시중의 상품 기준 맥주 375ml 1캔 또는 소주 1잔 반에 해당한다.
그 결과 저위험음주군이 음주량이 늘어난 중위험음주군과 고위험음주군이 되면 저위험음주 습관을 유지한 그룹보다 뇌경색 발병위험이 각각 11%, 28% 높아지는 것으로 추산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비음주군이 저위험음주군이 됐을 때의 뇌경색 발병 위험은 3% 가량 소폭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음주량이 더 늘어 고위험음주군에 이르면 뇌경색 발병 위험은 술을 안 마실 때보다 5% 증가했다.

신동욱 교수는 “소량의 음주는 뇌경색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뇌경색 외 다른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면서 “뇌졸중 예방을 위해서 술을 드시지 않던 사람이 소량의 음주를 시작하는 것은 권장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음주량을 줄이면 뇌경색 위험도 낮아졌다. 2013년 검진 자료가 있는 사람 350만여명에 대한 추가 분석 결과, 고위험음주군이 술을 줄여 저위험 음주군이 되면 뇌경색 위험이 1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수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하루 3잔 이상 과음하면 뇌경색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며 “뇌졸중 위험을 낮추기 위해서 하루 1~2잔 이하로 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 연구”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뇌졸중'(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