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업의 대명사였던 월마트가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떠나 나스닥(NASDAQ)으로 이전한다. 단순한 오프라인 양판점이 아닌, 아마존과 맞붙는 전자상거래 강자로 기업 정체성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결정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CNBC에 따르면,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9일(현지시간) “회사의 기술 혁신이 나스닥 이전을 결정한 핵심 요인”이라며 “월마트는 이미 완전히 달라졌고, 시장도 이를 인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1972년 NYSE에 상장한 이후 50년 넘게 다우지수의 핵심 구성 종목이었다. 그러나 최근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 부문이 회사의 중심축이 되면서 기술주 중심 시장인 나스닥으로 이동을 선택한 것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월마트가 아마존의 가장 강력한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전국에 약 4700개 매장을 ‘배송 기지’로 활용하며 압도적인 당일 배송 속도를 확보했다. 주문의 약 93%가 당일 배송될 정도다. 반면 아마존의 전용 물류센터는 1000여 곳에 그친다.
10여 년 전만 해도 아마존의 존재로 인해 월마트가 ‘오프라인 공룡’으로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으나, 현재는 상황이 역전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월마트는 오프라인 인프라를 무기로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급격한 점유율 확대에 성공했다.
최근 월마트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이날 주가는 115.06달러로 마감했으며, 시가총액은 약 9173억 달러로 미국 기업 시총 10위에 올랐다. 기술기업이 아닌 기업 가운데 시총 ‘톱 10’에 든 곳은 월마트와 버크셔 해서웨이뿐이다.
이번 나스닥 이전 결정은 월마트가 더 이상 전통 소매업체가 아닌, 기술 기반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완전히 재정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건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