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4연속 우승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숙명의 한일전을 펼친다. 대회 우승이 걸려 있기도 하고, 4개월 뒤 펼쳐지는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을 위해서도 무조건 잡아야 하는 한판이다.
한국은 27일 오후 7시20분 일본 아이치현 도요타시의 도요타스타디움에서 일본과 E1 챔피언십 최종전을 치른다.
앞서 한국은 중국, 홍콩을 각각 3-0으로 제압하며 승점 6을 기록, 1승1무(승점 4)인 일본에 앞서 있다. 한국이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해도 4연속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는 유리한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전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일본전 승리에 초점을 맞추겠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싸워 우승을 차지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일본전 결과는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를 앞둔 대표팀 분위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출항한 벤투호는 약 3년 동안 좋지 못한 경기력과 결과로 힘든 시간을 겪었다. 수비 진영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전진하려는 벤투 감독의 철학에 대해 일각에서는 “한국 축구에 맞지 않는 옷”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오랜 시간 공 들인 끝에 성과를 냈다. 벤투호는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에서 7승2무1패라는 성적으로 10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이란을 2-0으로 제압하는 성과도 냈다. 한국이 이란을 꺾은 것은 지난 2011년 1월 이후 11년 만이었다.
최종예선을 성공적으로 마친 대표팀은 따뜻한 격려를 받으며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지난 6월 펼쳐진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1-5로 완패했음에도 팬들은 비난 대신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한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도 2-2로 승리하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았다.
지난해 여름까지만해도 자주 거론됐던 벤투 감독의 경질설은 완전히 사라졌고, 여기저기서 지도력을 조명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런 좋은 분위기도 일본전 결과에 따라 180도 바뀔 수 있다.
한국 축구는 그동안 숙명의 한일전에서 패하면 여론이 등을 돌리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가까운 예로 지난해 3월 대표팀은 주축이 대거 빠진 상황에서 치른 일본전에서 0-3 완패를 당한 뒤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벤투 감독도 경질설에 시달려야 했다.
이번 일본전에서도 패하면 한국은 최악의 분위기에서 월드컵까지 남은 4개월을 보내야 할 수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벤투 감독은 주축들을 일본전에 투입하기 위해 일찌감치 준비를 마쳤다. 언제 어느 때고 1경기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전인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월드컵까지 순조롭게 흘러가려면, 반드시 이겨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