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 문건을 놓고 ‘북풍 논란’과 ‘색깔론’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내며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제1야당 대표인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이적행위’라고 공격하고 있어, 이 논란은 4·7 보궐선거 등 정국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야권에서는 북한 원전 건설 추진 의혹에 대해 나란히 국정조사를 추진하자는 강수까지 뒀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국회에서 ‘대북 원전 의혹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그 자체로 경천동지할 사안”이라며 “정부가 진실을 밝히지 않는다면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추진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먼저 누구의 지시에 따라 추진된 것인지 즉각 밝혀주기를 바란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하는 한편 “(북한 원전 추진) 관련 문건이 복원된 만큼 자료 원문을 지금 즉시 모두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고 압박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민정수석이 특검으로 김대중 정부의 대북 비밀송금을 밝혔듯이 특검을 실시해달라”며 “우리의 핵능력은 완전 철폐하면서 북한 원전 지원에 나서겠다는 게 이적행위가 아니면 무엇이 이적행위인가”라고 따졌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와 대권 주자들도 가세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전날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원자력국민연대·녹색원자력학생연대 등의 기자회견에 참석해 “원전 대북 상납 의혹”이라며 “핵으로 위협하는 북한정권에 핵발전의 근거를 제공한다는 것이 이적행위가 아니면 무엇이 이적행위인가”라고 규탄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은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갖다바쳤다고까지 생각한다”며 “진정 떳떳하다면 정권의 명운을 걸고 국정조사는 물론 특검도 직접 요청하라”고 문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페이스북에 “문재인 정부야말로 ‘북풍공작’을 하려 했던 것 아닌가”라며 여당의 비판을 되받아쳤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 문제는 대통령께서 직접 국민에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며 “만약 그것이 정말로 심각하다고 보일 때는 국정조사나 특검까지도 추진해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