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 생산원료인 유연탄 가격이 일주일 만에 20% 급등하고 조선용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도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며 관련 제품 가격 ‘도미노 인상’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차질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원자재업계의 가격 인상 요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비용 절감과 단가 인상을 사이에 두고 업계간 기싸움도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러시아 등 동북아시아 유연탄(CFR 동북아 5750㎉/㎏ NAR) 가격은 지난 4일 기준 1톤당 232달러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2월25일(199달러)보다 약 18% 오른 수치며 가격 상승폭은 올해 들어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83달러)와 비교하면 약 3배 상승했다.
러시아산 원자재 공급 차질로 호주 등 다른 원산지의 유연탄 가격도 덩달아 올라 대안 마련조차 쉽지 않다.
대체재로 꼽히는 호주산 유연탄(FOB Australia Premium Low Vol) 가격도 1톤당 490달러로 지난달 25일(451달러)보다 10%가량 올랐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유연탄 가격이 오르면서 시멘트·레미콘 업체들도 단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유연탄은 시멘트 원가에서 20~30%를 차지하는 주원료다.
주요 시멘트 업체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에 가격을 올리긴 했지만 유연탄 가격의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멘트업계는 지난 1월 레미콘업계에 시멘트 가격을 톤당 7만8800원에서 9만3000원으로 18% 인상하겠다고 통보했다. 레미콘 협의체들도 건설업계에 레미콘 가격을 25% 인상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달부터 출고하는 철근 기준가격을 3만원 인상하면서 톤(t)당 철근가는 10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근 기준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철근과 시멘트, 콘크리트 가격이 모두 급등했다”며 “작년에 계약해 올해 공사를 진행하는 업체는 비용 부담이 커지고 가격 인상 요구도 거듭될 것”이라고 말했다.
후판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지난달 25일 t당 136.89달러까지 낮아졌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4일 145.14달러로 일주일 만에 6% 넘게 올랐다. 제철용 원료탄은 지난 3일 동호주 항구 기준(FOB) 톤(t)당 482.3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가격 상승세에 올해 상반기 전년 수준의 후판 가격을 유지할 방침이었던 철강업계는 방향을 바꿔 조선, 자동차업계에 납품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판값 인하를 기대했던 조선업계는 반발하고 있지만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른 만큼 후판값 인하가 어렵다면 동결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자동차 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달 초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강판 제조사들이 완성차업계에 상반기 강판 공급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철강업계에선 원자재 수급 불균형과 유가·물류비 등 영업비용이 모두 늘면서 가격 인상 아니고선 유지조차 어렵다는 위기감이 있고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