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킹 소다에 식초를 부으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부글부글 끓어오릅니다. 이 간단하고도 재미난 화학반응은 빨간 물감을 더하면 화산이 분출하는 모습으로 연출할 수 있어 과학시간에 자주 응용됩니다. 빨간 용암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분출되는 화산의 모습은 화가 난 마음에 비유할 수 있어 재미있는 감정 조절놀이가 됩니다. 먼저 아동과 화가 났었던 상황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눕니다. 화가 나게 된 이유와 화가 났을 때, 어떤 행동이나 말로 화를 표현했는지 이야기 해 봅니다.
예를 들어, 아동은 ‘소리를 지른다. 주먹으로 친구를 때린다. 장난감을 집어던진다. 운다’ 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표현한 후에 마음이 시원해졌는지, 화를 유발한 문제는 해결되었는지도 물어봅니다. 해결되지 않았다면 이유도 함께 생각해보고, 그 후에는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이야기 나눕니다. 반면, 해결되었다면 감정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어봅니다. 이와 함께 화산 실험을 하면서 마음 속의 분노가 얼마나 강렬한 것이었는지 아동과 함께 시각적으로 확인합니다. 화산 폭발로 산 자체도 파괴가 되고 주변의 마을이나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처럼 화산만큼 강렬한 화는 마구잡이로 분출했을 때, 나 스스로도 상처를 입고 타인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아동과 함께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아동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물 한잔 마시기, 심호흡하기, 화내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기, 내가 좋아하는 말 생각하기, 기분이 좋았던 상황 생각하기, 좋아하는 음악듣기’ 등이 있습니다. 아동이 제안한 방법은 함께 반복해서 연습합니다. 마무리로 신문이나 풍선에 화가 나는 이유를 적은 후 신문은 마구 구기거나 찢어보고, 풍선을 터트려 보는 활동을 통해 남아있는 화는 반드시 발산하고 해소합니다. 마지막에 이러한 활동을 함으로써, 감정 놀이는 부정의 감정을 다루더라도 긍정의 마음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합니다.
한 가지 더 기억할 것은, 모든 감정은 강도가 있습니다. 화가 조금 날 때도 있고, 화산이 폭발하는 것처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즉, 모든 감정은 강도와 함께 표현할 수 있는데, 베이킹 소다와 식초의 양을 다르게 해 감정에 세기 혹은 강도가 있음을 알려줄 수 있고, 조절에 들이는 노력도 다르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불을 끄는 소방관처럼 아동은 화가 난 마음을 스스로 진정시킬 수 있는 감정소방관이 될 수 있습니다. 아동과 함께 화가 났었던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불꽃을 만들어 그립니다. 화가 몹시 났었던 때를 생각하면서 불꽃을 크게 그릴 수 있고, 화가 조금 났었던 상황을 이야기할 때는 작은 불꽃을 그릴 수 있습니다. 글쓰기가 가능한 아동이라면 불꽃의 뒷면에 화가 났었던 상황을 쓰며 그 때의 감정이 구체적으로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 때 감정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써볼 수 있습니다. 만든 불꽃의 뒷면에 나무 젓가락을 붙입니다. 불꽃이 모두 준비가 되면, 이번에는 소화기를 준비합니다. 양육자와 아동은 미리 분무기를 이용해 감정 소화기를 만듭니다. 실제 소화기의 모습처럼 빨간 색종이를 이용하여 만들 수 있습니다. 완성된 감정 소화기는 물로 가득 채웁니다. 놀이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소방관 모자나 옷 등을 만들거나 구입할 수 있습니다. 완성된 불꽃을 밖으로 가지고 나가 땅에 꽂습니다. 그리고 아동은 감정 소화기의 물을 분사하면서 불꽃을 쓰러뜨립니다. 화가 났었던 상황들을 생각하며 감정 소방관이 되어 불난 마음들을 하나씩 스스로 진화해나갑니다. 크게 그린 불꽃은 여러번 물을 분사해도 쉽게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아동은 강도가 강한 감정을 조절하는 데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마무리 단계에서는 쓰러진 불꽃을 하나씩 다시 집어서 보며,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화를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을지 아동과 함께 생각해보도록 합니다. 역시 아동이 제안한 감정 조절방법은 반복해서 연습하도록 합니다.
마지막으로 온 가족이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조절방법에 ‘감사일기 쓰기’가 있습니다. 심장이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할 때는 감사함이라는 감정을 느낄 때입니다. 실제로 학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감사일기를 쓰도록 했을 때, 불안수준이 낮아지고 마음가짐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아동은 감사일기를 쓰기 위해 지나칠 수 있었던 감사한 순간들을 일부러 기억해내야 합니다. 감사일기는 하루 동안 감사했던 일을 기억하고 “~ 덕분에 감사했다.” 라고 쓰는 것인데, 아주 사소한 것에도 감사할 이유를 찾아 감사함을 표현하며 작성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날씨가 시원해서 땀이 나지 않아 감사해!”, 혹은 “오늘 점심 급식에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나와서 감사해!”처럼 늘 경험하는 작은 일에도 감사함을 표현합니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 감사일기를 쓰고 일주일에 한 번씩 감사표창장을 수여하는 등의 놀이요소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매일 감사일기를 쓰다 보면 어느새 습관이 되어 일상 속에서도 감사할 것을 찾게 됩니다. 그러면서 주변에 생각보다 감사할 것이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 외에도 감정을 조절하는 놀이는 양육자의 아이디어로 다양하게 계획될 수 있는데, 놀이를 하는 동안 아동과 화가 났던 상황을 충분히 이야기한 후, 어떻게 조절할 수 있는지 아동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반복적으로 연습하는 과정이 꼭 포함되어야 합니다.
감성지능이 높은 아동은 정서적인 양육환경에서 자란 아동입니다. 정서적인 양육환경의 대원칙은 하나입니다. 아동의 감정을 마주할 때, 양육자는 선공감 후훈육의 순서로 아동을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동이 부정적 감정을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하더라도 먼저 해야할 것은 그러한 감정때문에 힘들었을 아동의 마음을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위로하는 것입니다. 후에 아동의 마음이 충분히 진정되고 나면, 수정해야할 행동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고 대안 역시 함께 모색해 봅니다. 이와 같은 양육원칙 아래, 아동이 솔직하고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하도록 돕고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연습한다면, 아동은 안정적인 정서를 지닌 성인으로 자라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6회 동안 감성놀이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어번대학교 평생 교육원 ‘아동 감성놀이 지도자 프로그램’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문의: szp0149@auburn.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