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놀이 교구 중 감정 카드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데 유용한 교구입니다. 감정 카드 앞면에는 토미가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표현한 감정이 있고, 뒷면에는 감정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해당 감정을 느낄 법한 상황에 대한 예시가 있습니다.
연령이 어린 아동의 경우, 감정 카드를 가지고 놀며 토미의 표정이나 손짓, 꼭지의 모습, 껍질의 색깔 등을 따라하는 것만으로도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놀이가 됩니다. 혹은 감정 카드를 참고하며, 실제 토마토에 아동이 감정을 마음껏 표현하는 것도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함께 놀이를 진행하는 양육자는 손모양이나 땀모양, 꼭지, 눈, 눈물 등여러가지 크래프트 재료를 미리 준비해 아동이 토마토를 꾸미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연령이 어린 아동은 비언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놀이 위주로 진행하다가, 아동의 연령이 증가하고 언어 발달이 진행됨에 따라 언어적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놀이로 확장해가면 됩니다. 아동은 감정을 표현하는 놀이를 하면서 감정 단어를 익혀가게 되는데, 이 때 아동이 겪었던 본인만의 경험과 연결지어 감정 단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면, 감정 단어를 익히는데 더욱 효과적입니다.
“우리 oo이, 저번에 병원가서 주사 콕 맞을 때, 엄청 울었지? 뾰족한 주사바늘이 아플까봐 두렵고 무서웠을거야. 주사를 맞았을 때는 너무 아파서 눈물이 나왔을테고, 그 때 느꼈던 감정을 카드에서 찾아볼까? / 혹은 토마토에 그 때 우리oo이 얼굴 표정이 어떠했는지 표현해볼까?” – 아동의 경험과 감정 단어를 연결하기
토마토는 쉽게 부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자유롭게 표현하고 난 후, 아동과 함께 깔고 앉거나, 짖누르거나, 장난감 망치로 터트리거나 던져서 부수는 등의 놀이를 통해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는 놀이로까지 연결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것은 무섭고 두려운 일이지, 맞기 전에 긴장이 되기도 해. 그 때 느꼈던 두려움, 무서움, 긴장감을 우리 함께 토마토를 부수며 없애볼까? (아동이 자유롭게 토마토를 부수거나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하며) ‘두려움아! 날아가 버려! 무서움아! 사라져 버려!’ – 불편한 감정을 인식하고 해소해보기
아동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감정 카드를 이용해, 주인공의 감정을 연결해보게 하는 놀이도 감정을 표현하는 좋은 기회가 됩니다. 동화책에서는 짧은 내용 안에 주인공의 감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데, 대부분 기승전결의 사건 중심으로 읽게 됩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그 때 주인공의 감정은 어땠을까?’, ‘상황이 이렇게 변했는데,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혹시 나라면 어떤 감정을 느꼈을까?’, ‘주인공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공감의 말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나라면 어떤 말이 위로가 될까?’ 등 감정 흐름을 위주로 읽게되면, 상황과 감정을 연결하는기회도 되고,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아동이 동화책 속 주인공의 감정을 유추할 때는 자신의 경험을 참조합니다. 때문에 주인공의 감정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놀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저녁 식사 자리나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시간에 가족 구성원이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면 감정 표현을 생활화하고 습관화할 수 있습니다.
“오늘 엄마는 갑자기 세탁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빨래를 못하게 되어서 너무 당황스러웠었어 (감정-감정을 표현할 때 해당 감정 카드 제시하기). 00이가 내일 입고 싶다고 했던 옷을 세탁하지 못하게 될까봐, 엄마는 걱정이 (감정) 됐거든. 게다가 깨끗한 수건이 없어서 오늘 가족들이 씻고 닦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을 겪을까봐 불안하기도 (감정) 했어. 다행히 수리기사님이 오셔서 빨리 고쳐주신 덕분에 빨래를 할 수 있어서 (욕구, 바램) 기분이 좋아지고(감정), 안심이 되어 마음이 편안 (감정)해 졌단다.”
부모가 먼저 정확한 감정 단어를 이용하여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아동에게 감정 표현의 좋은 본보기가 됩니다. 대부분의 아동은 부모가 감정을 다루는 방식을 모방하며 성장합니다. 부모가 감정을 다루는데 서투르고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 자녀가 성인이 되었을 때, 감정에 비슷하게 반응할 확률이 높습니다. 때문에, 부모가 먼저 정확한 감정 단어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자녀에게 어떻게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훌륭한 길잡이가 됩니다.
그 날 그 날의 감정을 육하 원칙에 (나는, 언제, 어디서, 어떠한 감정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왜, 느꼈다) 따라 써보면서 감정 일기를 작성하거나, 혹은 나의 실제 경험과 감정 단어를 연결하여 나만의 감정 카드를 만드는 것도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또 감정을 표현할 때는 그림을 그리거나, 눈, 코, 입 스티커를 이용할 수도 있고, 혹은 음식재료를 이용하여 얼굴표정을 표현할 수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도구도 연상되는 감정에 따라 뾰족한 이쑤시개나 부드러운 솜, 거칠거칠한 수세미, 오싹하게 만드는 얼음등 다양한 촉감의 재료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얼굴 표정을 풍선에 그릴 수도 있고, 낙엽을 주워 색깔을 다르게 사용하며 감정을 표현을 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놀이요소는 주양육자의 아이디어로 다양하게 응용이 가능합니다. 중요한 것은 놀이를 하는 동안 아동이 솔직하고 적절하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다음회에서는 7가지 감정 학습의 목표 중에 학부모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감정 조절에 대해 알아보고, 아동이 감정 조절 방법을 익힐 수 있는 놀이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또 주의할 점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문의: szp0149@auburn.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