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선 날이 밝았다.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란 박한 평가 속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서로를 향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진흙탕 싸움’을 벌였고, 각 정당의 신경전도 치열했다.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했던 만큼 각 후보 지지층은 결집하면서 대선 후 국론 분열이라는 후유증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높다.
두 후보는 최근 ‘국민 통합’을 외치며 ‘통합’의 정치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통합의 정치가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이 앞장서 통합의 정치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9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30분까지 진행되는 투표를 끝으로 20대 대선은 막을 내린다. 지난 2월15일부터 22일간 진행된 공식 선거운동과 당내 경선 등 대선 레이스를 포함하면 약 6개월 간 계속된 경쟁은 이날 투표와 함께 끝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주요 후보로 꼽히는 이재명, 윤석열 후보는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으로, 윤 후보는 검찰총장 시절 고발사주 의혹에 최근 부산저축은행 봐주기 수사 의혹으로 상대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 후보의 개인사와 윤 후보의 ‘무속’ 논란도 정치권의 공방 대상이었다.
여기에 이 후보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각 의혹과 허위이력 논란을 두고도 정치권의 네거티브는 이어졌다.
선거운동 마지막 날에도 ‘김만배 녹취파일’을 두고 양측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치열한 공방전은 국민 여론도 갈라지는 모습이다. 약 1632만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며 역대 사전투표율(36.9%)을 기록한 것을 두고 정치권은 각 진영의 지지층이 결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같은 갈등을 치유하는 것을 차기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다.
두 후보는 최근 ‘국민 통합’을 외치며 통합과 협치의 정치를 약속하고 있다.
선거 운동 마지막 날 이 후보는 “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당선 즉시 국민통합정부 구성에 착수하겠다”며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거대양당 체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같은 날 “마지막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하게 압도적 지지를 해주면 더 많은 국민 의견을 소중히 받들어 국민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통합 의지가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이 후보의 경우 여당이 압도적 의석수를 차지하고 있어 당선 이후 개혁에 대한 추진력이 떨어질 수 있다. 윤 후보의 경우 현 정부 심판을 기대하는 지지층의 시선을 외면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대선 3개월 뒤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만큼 양측의 갈등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정치권에 우선적으로 통합의 정치를 보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승리한 측에서 상대를 향한 자극보다는 통합의 메시지를 우선 보내고, 패배한 측에서는 패배를 인정하고 맹목적 발목잡기가 아닌, 국정운영에 협조하는 모습으로 갈등을 치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두 후보 모두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진영대결 현상이 더욱 심화하는 상황에서 대선 후유증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이를 극복하는 데 정치권이 얼마만큼의 실천의지를 갖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