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집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여야 정치인들은 이날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
여권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진복 대통령비서실장, 구자근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이, 민주당에선 박광온 원내대표와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현역 의원 다수와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찾았다.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와 이해찬·한명숙·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광재 국회사무총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이병완 전 대통령비서실장,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친노(친노무현)인사들도 대거 자리했다. 주최 측 집계 7000여명의 시민들도 참석해 추도의 뜻을 표했다.
추도사를 맡은 참석자들은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다짐했다.
김진표 의장은 “2004년 탄핵의 광풍이 몰아치던 무렵 대통령님을 지키고 힘을 드려야 한다는 심정으로 정치의 길에 들어섰다”며 “대통령님이 남긴 정치개혁의 유업을 완수하는 게 제가 풀 마지막 숙제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권력의 절반을 내주는 한이 있어도 꼭 정치개혁을 이루고자 했던 대통령님의 간절한 그 마음으로 (개혁에) 임하겠다”거나 “지역주의와 승자독식, 진영정치와 팬덤 정치를 넘어 우리 정치를 능력 있는 민주주의로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는 “대통령 노무현은 특정 진영과 정파가 아니라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었다”며 “이제 우리가 대통령의 뜻을 이어 이상이라는 것은 더디지만 결국 실현된다는 믿음으로 깨어있는 시민들의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덕수 총리는 ‘강은 반드시 똑바로 흐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어떤 강도 바다로 가는 것을 포기하지는 않는다’는 노 전 대통령 발언을 인용해 “그 말씀대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을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참여정부에서도 총리를 역임한 바 있는 한 총리가 추도사를 낭독할 때에는 추모객들의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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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추도식에 (스크린 왼쪽 두 번째 부터)김정숙 여사, 문재인 전 대통령, 권양숙 여사,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참석하고 있다.(공동취재) 2023.5.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
참석자들은 추도식 이후 노 전 대통령 묘소를 찾아 헌화·묵념하며 추도의 뜻을 표했다.
다만 여야는 추도식을 계기로 삼아 서로를 향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추도식 참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주의가 다시 퇴행하고 노 대통령이 꿈꾸었던 역사의 진보도 잠시 멈추었거나 과거로 일시 후퇴한 것 같다”며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 대표는 이어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으로 끊임없이 노력해야 민주주의의 발전, 역사의 진보가 가능하다”며 “노 대통령이 꿈꿨던 사람 사는 세상, 반칙과 특권 없는 세상을 향해 께어있는 시민들과 함께 조직된 힘으로 뚜벅뚜벅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 통합과 상생의 가치를 가슴에 새기며 발자취를 기억하겠다”면서도 “국익에 반하는 가짜뉴스와 선전·선동으로 국민 분열이 초래되고 노 전 대통령이 강조한 참여민주주의마저 돈으로 오염된 상황”이라고 발언, 민주당의 현 정부 외교 공세와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겨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