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한국의 미국 내 신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전년 대비 90% 급감한 5억62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앨라배마주에 대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닛케이 아시아는 12일 미국 경제분석국(BEA) 자료를 인용해 한국의 대미 신규 투자가 급감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와 미국 정치 불확실성으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보류 또는 신중한 투자 전략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됐다.
앨라배마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차 조립공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청정에너지 정책에 따라 향후 전기차 생산 확대를 목표로 했으나,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인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현대차는 한국계 기업의 미국 내 제조업 투자를 이끌어왔다.
현지 컨설턴트인 돈 사우더튼은 “이미 상당한 투자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추가 투자에 앞서 시장 상황을 면밀히 평가하고 있다”며 “앨라배마를 포함해 남부 제조업 벨트의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수요가 당초 예상보다 낮다”고 말했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투자도 감소했다. 중국의 대미 FDI는 2023년 6억5200만달러에서 2024년 5억8900만달러로 줄었다. 이처럼 아시아 전체의 대미 신규 투자는 232억달러로 전년보다 40% 감소했으며, 일본만 180억달러로 유일하게 증가했다.
미국 전체로는 텍사스가 228억달러로 가장 많은 투자를 유치했고, 조지아와 캘리포니아가 뒤를 이었다. 앨라배마는 주요 한국 기업들이 이미 진출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신규 투자 발표가 뜸한 상황이다.
2024년 전체 미국 FDI 중 677억달러가 제조업에 집중됐으며, 그린필드 투자도 81억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1분기 전체 FDI는 528억달러로 전 분기 대비 크게 줄었고,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