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주의회가 12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강간과 강제 성행위에 사형을 적용하는 법안 심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해당 법안은 앨라배마를 포함해 일부 주들이 연방대법원의 기존 판례 변경을 요구하는 흐름 속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앨라배마 하원 사법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맷 심프슨 공화당 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승인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하원 본회의 상정을 앞두게 됐다.
법안은 피해자가 12세 미만일 경우 1급 강간, 1급 강제 성행위, 성적 고문을 사형 또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 해당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앨라배마의 사형 적용 범위는 살인 사건에 한정돼 있으며, 총 21가지 사형 요건 모두 살인과 관련돼 있다.
심프슨 의원은 위원회 토론 과정에서 “이는 최악의 범죄에 대한 대응”이라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가장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크리스 잉글랜드 의원은 사형 적용 확대가 오히려 피해 신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아동 대상 성범죄의 상당수는 가족이나 지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사형 가능성이 존재할 경우 피해자와 가족이 신고를 꺼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잉글랜드 의원은 또 “가해자가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점이 오히려 협박 수단으로 작용해 피해자를 침묵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법안은 주 상원에서도 에이프릴 위버 공화당 상원의원이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입법 추진에 힘을 싣고 있다. 주 의회 지도부와 케이 아이비 주지사 역시 해당 법안을 우선 과제로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논의는 2008년 연방대법원이 Kennedy v. Louisiana 판결을 통해 살인이 수반되지 않은 범죄에 대한 사형은 잔혹하고 이례적인 처벌에 해당해 위헌이라고 판단한 이후 제기된 논쟁의 연장선에 있다. 당시 대법원은 아동 성폭행에 사형을 규정한 주가 소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심프슨 의원은 플로리다, 테네시, 아이다호, 오클라호마, 아칸소 등 여러 주가 최근 유사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더 이상 이례적인 처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플로리다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소송이 2008년 판례를 다시 연방대법원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지난해 비브 카운티에서 아동 피해자와 고문이 연루된 성범죄 인신매매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형 도입을 지지하는 법 집행 기관과 여론의 목소리도 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법안에는 아동 대상 여부와 관계없이 강간, 강제 성행위, 성적 고문으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최소 30년형을 가석방 없이 복역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또한 위원회는 다수 인명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를 경우 사형 적용을 가능하게 하는 별도의 법안도 함께 승인했다.
법안 지지와 반대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향후 하원과 상원 논의 과정과 연방 헌법과의 충돌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