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주에서 도로 검문을 통한 이민자 단속이 급격히 강화되고 있다. 주 경찰이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과 협력해 프랭클린(Franklin)·콜버트(Colbert) 카운티 내 운전면허 검문소에서 이민자 수십 명을 체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앨라배마 공공안전국 대변인은 이번 단속이 11일 주 고속도로순찰대 및 특수요원, ICE 요원이 함께 진행한 계획된 검문 활동의 일환이었다고 밝혔다. ICE는 공식적인 체포 인원 수나 신원 관련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프랭클린카운티의 셰리프 섀넌 올리버(Shannon Oliver)는 러셀빌(Russellville) 시내 육가공 공장 인근에서 복수의 이민자들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지역 커뮤니티 감시단체에 따르면 최소 20명이 구금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 이민 변호사 브렛 파운시(Brett Pouncey)는 “현재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ICE와 협력해 이 같은 검문을 진행 중이며, 앨라배마 주경찰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의뢰인들 가운데 일부는 ‘면허증 확인(checkpoint)’을 이유로 도로에서 멈춰 세워졌다”고 전했다.
이민자 커뮤니티 활동가인 에블린 세르빈(Evelyn Servin)은 “단속 소문이 퍼지면서 주민들이 장 보러 나가거나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도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2020년 기준 러셀빌 인구의 40%가 히스패닉계로, 단속이 인종적 편견에 기반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세르빈은 “단지 피부색 때문에 가족과 떨어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고 있다”며 “지방 경찰이 ICE와 협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헌츠빌(Huntsville)에서는 12일 시청 앞에서 ICE와의 협력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가 열렸다.
케이 아이비(Kay Ivey) 앨라배마 주지사는 이번 단속을 “주와 연방의 협력 성과”라고 평가하며 “불법 체류 범죄자는 앨라배마에 설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아이비 주지사는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앨라배마 시민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앨라배마주는 지난해 대비 체포율이 2배 이상 증가 추세에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3000건의 ICE 체포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