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 내에서 불거지고 있는 앱스토어 독점 논란에 대해 신뢰할 수 있는 앱 생태계를 강조하며 대응에 나섰다. 자사 앱스토어 외에 앱 시장을 개방할 경우 아이폰 보안과 신뢰성을 떨어트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애플은 23일(현지시간) ‘수백만 개의 앱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했다. 최근 애플의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을 둘러싸고 독점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 논리 마련에 나선 셈이다.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5월21일(현지시간) 에픽게임즈가 제기한 애플 앱스토어 반독점법 위반 소송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폐쇄적인 앱스토어 운영이 돈 때문이 아닌 이용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 미국 의회는 애플을 포함한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독점 사업 금지법을 발의했다. 국내에서 모바일 시장에 영향력이 큰 구글 인앱결제 강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진 것처럼 미국에서는 애플을 향한 시장 독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되자 애플은 앱스토어를 우회해 앱을 내려받고, 설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대 논리를 펴기 시작했다. 이번 백서도 앱스토어 독점 논란에 대한 대응 논리를 정리하기 위해 발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백서에는 “‘사이드로딩'(앱 우회 설치)을 허용할 경우 iOS 플랫폼의 보안성이 저하되고, 이용자가 서드파티 앱스토어뿐만 아니라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심각한 보안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개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시장, 개발자, 공급자 중심의 논의라며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둬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용자 대 공급자의 구도로 여론의 지지를 얻어 독점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다.
백서는 앱스토어 개방에 대해 네 가지 위험성을 제시한다. △사이드로딩 앱(앱스토어 밖에서 설치된 앱)은 아이들에 대한 시간 관리, 구매 관리를 어렵게 한다는 점 △사용자 데이터를 두고 인질극을 벌이는 랜섬웨어 문제 △불법 복제 앱을 통한 개발자 대가 가로채기 △사용자 개인정보보호 침해 등이다.
애플은 중앙 집중화된 앱 유통과 앱 검토가 사용자 안전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또 개방형 플랫폼인 안드로이드의 경우 랜섬웨어 공격을 포함한 멀웨어 감염률이 15배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애플 앱스토어가 반독점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측은 애플의 주장에 반발했다. 앱스토어를 통해 유통되는 앱에서도 아동용 앱에 도박 기능을 숨겨놓거나 과도한 구독료를 부과하는 등 스캠 앱 사례가 발견되고 있는 탓이다.
또 앱스토어를 강제, 30% 인앱결제 수수료를 통해 애플이 돈벌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데이비드 시실린 미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 위원장은 “고속도로 강도”라며 애플 앱스토어의 인앱결제 수수료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이용자를 보호함으로써 활성화된 이용자 기반을 바탕으로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는 혜택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