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추천한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후보'(정점식·김윤)를 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 의원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안 의원이 국민의당 출신이 아닌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을 최고위원으로 추천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두 사람은 이렇다 할 접점이 없어 보인다. 당장 안 의원은 국민의당, 정 의원은 국민의힘에 각각 적을 두는 등 당이 달랐다. 전문분야도 안 의원은 의료와 IT, 정 의원은 검사 출신이다. 정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도 “안 의원과 자주 만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며 “(그저) 서로 알고 지내는 사이”라고만 소개했다.
안 의원과 정 의원이 가까워진 것은 작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1일 여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합당 논의 때부터 형성된 안 의원과 정 의원의 친분이 이번 추천에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합당 논의가 있었을 때 국민의힘 의원들과 교류가 있었는데, 그때 (정 의원과) 친분이 생겼다”며 “정 의원이 재선 의원 간사를 맡아서 여러 의원을 소개받고,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통화도 하고 (교류를) 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은) 저와 몇 번 소통하면서 굉장히 합리적인 분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당내 기반이 없는 안 의원이 친윤(親윤석열)계인 정 의원을 통해 입지를 다지려는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
재선인 정 의원은 검사 시절부터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대선 당시에는 선거 캠프에서 네거티브 검증단장을 맡기도 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최고위원 그룹에 재선 의원을 대변할 만한 단위가 없었다”며 “또 (정 의원이)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고 하니 가교 역할도 할 수 있겠다(해서 추천한 것)”이라고 정 의원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의원이 국민의힘에 뿌리 내리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 입장이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이 먼저 호의적인 제스처를 취한 것”이라며 “여당에서는 대통령의 존재가 막강해서 (안 의원으로서는) 유일무이한 전략”이라고 봤다.
한편 안 의원과 이 대표는 정 의원 추천을 놓고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전날(20일) 연합뉴스TV ‘뉴스 1번지’에 출연해 “(최고위원 추천은) 당 대 당 약속이었고 국민 앞에 선언한 것”이라며, 특히 정 의원 추천에 대해 “자당 의원 추천을 거부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 이제 한(하나의) 당이 됐는데 네 편 내 편이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같은 날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정 의원은 국민의힘 당원으로 한 번도 당적을 변경한 적 없다. 이거야말로 합당 취지가 헷갈린다”며 “애초에 국민의당이 없어진 상태에서 (최고위원 추천) 명단이 나온 거라 출생의 비밀이 풀리지 않은 명단”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안 의원이 (이 대표에게는) 미래의 잠재적 (당권) 경쟁자라고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윤리위 등으로) 쉽지 않은 상황인 이 대표가 (안 의원을) 더 견제하고 나서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