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에서 보니 상상 이상의 선수더라고요.”
박해민(32·LG 트윈스)은 올 시즌을 앞두고 10년 동안 몸 담은 삼성 라이온즈를 떠나 LG로 이적했다. 워낙 삼성맨 이미지가 강했으니, 당연히 박해민의 새 도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4년 총액 60억원이라는 거액을 받고 이적한 첫 시즌이라 마음의 부담이 컸던 탓일까. 4월 한 달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25경기 타율이 0.183에 그쳤다. 언제나 상위 타순에서 제 역할을 하는 박해민에게 1할대 타율은 낯설기만 했다.
하지만 5월부터 모두가 알던 박해민으로 돌아왔다. 5월 타율을 0.320으로 끌어올린 박해민은 6월과 7월 모두 3할 타율을 넘기면서 LG의 상위권 안착에 기여했다. 기세를 이어가 8월에도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전매특허인 수비는 말할 것도 없다.
박해민이 합류하기 전까지 LG 부동의 리드오프는 홍창기였다. 홍창기에 대한 의존도는 아주 높았다. 하지만 박해민이 합류하면서 타순 구성을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게 됐다. 박해민은 홍창기가 부진하거나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톱타자로 들어가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다재다능한 박해민을 가장 뿌듯하게 바라보는 이는 다름아닌 류지현 LG 감독이다. 류 감독에게 박해민은 어느 자리에 내놔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다.
류 감독은 “박해민은 자타공인 KBO리그의 최고의 외야수 중 한 명 아닌가. 그런데 팀에 합류하고 보니 밖에서 보고 느꼈던 것 이상의 능력을 갖춘 선수였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투지가 굉장히 높을 뿐만 아니라 게임 체력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박해민은 선수단에서 가장 움직임이 많은 선수다. 상위 타순에 배치돼 타순도 많이 소화해야하고 수비에서도 드넓은 외야를 누비며 동분서주한다. 그럼에도 지치지 않는 강철 체력을 과시하며 LG가 치른 111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류 감독은 “움직임이 가장 많은 선수인데도 회복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경기 후유증이 적다. 감독으로서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말했다.
박해민은 힘들 때도 좀처럼 티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경기에 나서면서 페이스를 유지하는 스타일이다. 류 감독은 “페이스가 떨어져 있을 때 더 강하게 출전 의지를 내비친다”면서 “신고선수부터 출발하지 않았나. 지금까지 끈질김과 다재다능함을 강점으로 어필해왔을 것이다. 그게 지금 박해민을 만든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개막 후 단 한 차례도 1군에서 빠지지 않고 든든하게 라인업을 지키고 있는 박해민은 올해 LG와 함께 대권에 도전한다. 그는 “선수들 모두 앞만 보고 무조건 이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에 다다른 만큼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