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는 자녀들이 독립적인 사람으로 자라났으면 해서, 사회에 적응하며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이런 말들을 하게 됩니다.
“그만 좀 징징거려.”,”별일 아니잖아. 다 큰 애가 우는 거야?”,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어.”,”당장 그치지 못해? 짜증내는 건 아무 도움이 안돼.”
이 말 속에는 다음과 같은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강해져라”, “현명해 져라”, “착해져라”. 아이를 위하는 마음만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 말이 아이에게 차곡차곡 감정과 뒤섞여 쌓이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감정을 인위적으로 숨기는데 익숙하지 않습니다. 감정적으로 무척 예민합니다. 웃다가 몇 초만에 울기도 하고, 어른이 볼 때는 별 것 아닌 일에도 극단적으로 반응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파도 처럼 덮치는 이런 감정(흥분, 분노, 슬픔 등)이 유익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아이의 감정을 판단하고 싶은 유혹이 들기도 하고, , 이런 감정 자체를 아예 부정하려고도 합니다. 아이가 느끼는 것이 허구이거나, 혹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하며 아이의 감정을 없애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원했던 아니든 감정은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이 감정 어떻게 할 것인가? “
무시 할 수도 있고, 박살 내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 반대로 감정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울 수도 있습니다.
감정에 귀 기울이는 법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까요?
그러기에 앞서, 우리는 감성지능(Emotional intelligence)에 대해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감성지능이란 용어는 1990년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 피터 샐러베이(Peter Salovey)와 뉴햄프셔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잭메이어(Jack Mayer)에 의해 처음 언급된 단어입니다. 그들은 감성지능을 자신과 다른 사람의 정서를 인식하고 식별하여 그 결과를 행동에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말합니다. 1900년도부터 발달된 아이큐가 더 이상 인간의 지능을 모두 설명하기엔 부족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나온 개념입니다. 셀러베이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1970년 후반 심리학계에서는 감정을 ‘소음’정도로만 여긴 그때부터 감정이 긍정적인 방식으로 중요한 작용을 한다고 생각하고 연구에 몰두했다고 하고 있습니다.
감성지능이 높으면 어떤 긍정적인 작용이 보일까요?
우선 작업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집니다. 정서적 안정이 된 상태에서 작업하기 때문이죠. 작업 중에 받는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학생의 학습능력으로 설명해 보자면, 자기주도학습능력이 우수해 학업 성취도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가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알고, 이에 대한 감정, 생각, 행동을 일치시켜 열심히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감성지능이 높으면 심리적 면역력이 강합니다. 기분이 나쁘더라도 자기 진정을 잘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성이 좋습니다. 즉, 또래 관계가 좋습니다. 자기 감정을 잘 이해하기 때문에 남의 감정도 잘 이해합니다. 따라서 대인관계가 좋고, 의사소통도 효과적으로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토록 중요한 아이들의 감성발달을 돕기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오래전 어느 책에서 “가정은 최초의 감정학습 학교”라고 적힌 것을 보았습니다.
태어나서 첫 2-3년은 부모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 부모와의 애착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아이가 타인과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는지 기본패턴이 형성됩니다. 애착형성이 잘 되려면 부모가 아이의 정서적 신호에 잘반응해야, 아이가 불안해 하지않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을 수 있습니다. 애착연구로 잘 알려진 존 보울비(John Bowlby) 박사는 어렸을 때 애착 형성이 제대로 안 되면, 그 후유증이 평생간다고 말했습니다.
이를 감정이라는 단어를 중심으로 다시 생각해 봅시다. 말도 못하는 신생아 때부터 우리는 아이들의 감정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정 안에서, 감정적인 터치를 적절하게 못하면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는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자신의 감정을 바라보는 시선에 혼란스러움이 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를 넘어선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반응을 파악하는 것이 힘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감정을 터치하지 못하는 부모에게 감정을 적절하게 다루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생각해 보시죠. 감정을 숨기는 부모의 자녀는 자라면서 부모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부모로서 감정과 친해지는 연습을 해야합니다. 제일 먼저 , 우리 부모자신의 감정을 잘 만나야 합니다. 그래야 아이들에게 아이의 감정을 잘 만날 수 있게 교육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야 하고, 나의 감정의 뿌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럼 자기 감정을 잘 알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 자신의 행동에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감성지능은 어떻게 개발되어야 할까요? 다음 주에는 아이들의 감성지능을 계발하기 위한 여러가지 놀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어번대학교 평생교육원 “아동감성놀이지도자 프로그램” 이론편 강사 박성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