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찾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칸을 중심으로 오세아니아, 중남미 등 해외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11일 쌍용차에 따르면, 렉스턴 스포츠&칸은 9월 한 달간 2061대를 판매했다. 티볼리(971대)가 1000대에 근접한 판매량을 보였지만 코란도(536대), 렉스턴(291대)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그나마 렉스턴 스포츠&칸이 유일하게 1000대 이상 판매를 기록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9월 누적 판매량도 지난해 같은 기간(2만4659대)보다 26.8% 줄었지만 1만8055대로 브랜드 내 최다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8월(2313대)보다 10.9% 감소했다. 추석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와 차량용 반도체 등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미출고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는 적체 해소를 위해 총력 대응을 하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문제는 피할 수 없었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수출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9월 수출은 387대로 티볼리(616대), 코란도(662대)보다 저조하지만 올해 누적 수출은 6514대로 가장 많이 수출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154대)보다 202.4% 증가한 수치다.
렉스턴 스포츠&칸은 지난 4월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 출시 당시 ‘작정하고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기대를 모은 모델이다. 10년 만의 기업회생절차로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음에도 국내 픽업트럭 시장에서 1위를 지켜내며 쌍용차를 지탱했다.
최근에는 픽업트럭을 넘어 캠핑카, 군 지휘차량 등 확장성을 보이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달 렉스턴 스포츠&칸의 캠핑카 ‘로드 칸’을 공개했다. 일체형 루프탑 팝업텐트, 일체형 캠핑바디 시공을 비롯해 후면 트렁크 개방, 다용도 수납함 등을 설치해 공간 활용성을 극대화했다. 여기에 편의 장비로 한전전기충전시스템, 주행충전기, 무시동 히터, 냉장고, 전자레인지, 프런트 주방싱크대, 강화유리 싱크볼, 전기·수전시스템 등을 기본 적용했다.
또 렉스턴 스포츠는 군 지휘차량에 요구되는 주행성능과 안전성은 물론, 통신 운용을 위한 전원공급 능력 및 기동지휘소로서 역할 등 야전 적합성 평가를 통과했다. 쌍용차는 연말까지 각급 부대로 약 700대를 인도하고, 군 지휘차량 교체 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물량을 공급한다.
해외시장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 쌍용차는 흑자 전환에 성공한 호주 직영 판매법인을 중심으로 호주와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라 시장에서 현지 마케팅 강화를 통한 시장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렉스턴 스포츠도 현지에 출시하고,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갈 계획이다.
칠레를 시작으로 중남미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쌍용차는 지난 8월 렉스턴 스포츠&칸을 현지에 출시하고, 현지 주요 매체를 대상으로 시승회를 개최했다.
다만 북미시장은 여전한 숙제다. 쌍용차는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 수출하고 있지만 북미시장에는 판매 네트워크가 없다. 그동안 꾸준히 북미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현재 쌍용차 인수전은 본입찰에 참여했던 인디EV가 참여를 철회하면서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과 이엘비엔티 컨소시엄의 2파전으로 추려졌다. 모두 글로벌 시장 20만대 판매를 외치고 있는 만큼 판매확대를 위해서는 북미시장 진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칸은 진출만 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네트워크를 갖추는데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보니 여건상 힘들었다”며 “북미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인수자가 북미시장 진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쌍용차로서는 좋은 기회”라며 “픽업트럭을 시작으로 북미시장 니즈에 맞는 차량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