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알파인스키에 출전한 린지 본(42·미국)의 부상을 계기로, 부상 선수의 출전 허용 기준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쟁이 스포츠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린지 본은 8일(한국시간) 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활강 경기에서 출발 13초 만에 크게 넘어지며 왼쪽 다리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월드컵 대회에서 이미 왼쪽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된 상태였으며, 열흘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올림픽 출전을 강행했다.
본은 출전 전 “광범위한 치료를 받았고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쳤다”며 “훈련 과정에서 무릎이 안정적이라고 느꼈다”고 밝혀 출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같은 다리에 더 큰 부상이 발생하면서, 개인의 선택을 넘어 제도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프랑스 국가대표 축구·스키팀 전 주치의 장-피에르 파클레는 “전방 십자인대 부상 자체는 흔할 수 있지만, 반복적인 외상은 결국 퇴행성 관절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선수의 장기적인 미래를 고려한다면 의료진이 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릎 인공관절의 수명 한계와 반복 수술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단기 성과를 위한 판단이 선수 생애를 단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재정적 이해관계와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주는 압박이 의료적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보다 명확한 복귀 기준과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국제스키연맹 국제스키연맹에 따르면 올림픽 출전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도 관여하지만, 선수의 부상 관리와 출전 결정에 대한 1차 책임은 각국 스키 연맹에 있다. 실제로 스위스 크랑스-몬타나 월드컵에서 부상을 입은 노르웨이의 마르테 몬센은 자국 연맹 판단에 따라 이번 올림픽 출전이 불허됐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은 엇갈린다. 카이사 비크호프 리에(노르웨이)는 “모든 선수는 의사의 평가를 받지만, 최종 결정은 본인의 몫”이라고 말했고, 페데리카 브리뇨네(이탈리아) 역시 “몸은 선수 자신의 것이며 출전도 선택의 문제”라고 밝혔다.
반면 프랑스의 올림픽 바이애슬론 챔피언 루 장모노는 “처음엔 존경심이 들었지만, 결국 자랑할 일만은 아니라고 느꼈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건강을 희생하면서까지 버텨야 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사고 직후 본은 코르티나담페초 토파네 알파인스키센터에서 들것에 실려 헬기로 병원에 이송됐다. 현지 병원 중환자실에서 1차 응급 치료를 받은 뒤 트레비소 지역 대형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미국스키협회는 현재 상태가 안정적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