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심근경색 환자가 어떤 약을 복용하느냐에 따라 뇌졸중·심부전 발생 위험이 달라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피가 응고된 덩어리인 ‘혈전’으로 갑자기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은 나승운 본원 심혈관센터 교수, 최병걸 고려대 심장혈관연구소 교수 연구팀이 2011년 11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추적 관찰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급성 심근경색 환자 중 고혈압을 진단받지 않은 65세 이상 심근경색 환자 138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이 급성 심근경색 환자의 복용 약제별 예후를 분석한 결과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라는 약을 복용한 그룹이 ‘안지오텐신 수용제 차단제’라는 약을 복용한 그룹보다 뇌졸중과 심부전 발생 위험이 각각 62.5%, 47.2%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뇌졸중과 심부전 환자가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를 복용한 경우 뇌졸중과 심부전 발생 위험이 각각 1.2%, 2.6%이었던 반면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를 복용한 경우 각각 2.9%, 4.5%로 나타났다. 두 그룹 사이의 혈압강하효과와 혈압조절에서 차이는 없었다.
나 교수는 “심근경색 이후의 적절한 약제 선택은 환자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매우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고령인구를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연구가 앞으로도 더 활발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심근경색증, 고혈압 치료에서 모두 사용되는 두 약제가 환자 개인별 특성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적응증을 세분화해 효과를 검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학술지 ‘하트 앤 베슬스'(Heart and Vessel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