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풍제약이 지난 2012년 7월 허가받은 자궁근종치료제 ‘이니시아정(성분명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의 국내 허가를 취하했다. 유럽에서 복용 후 간 손상 사례가 발생하면서 안전성 논란이 지속되자 끝내 국내 시장에서 밀려난 것이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풍제약은 이달 14일 이니시아의 품목허가를 자진취하했다. 국내 허가 획득 이후 약 10년만이다. 신풍제약은 식약처에 허가 취소 사유로 사업성 부족을 꼽으며 재발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니시아는 프랑스 HRA파마가 개발한 자궁근종치료제이다. 신풍제약이 지난 2010년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맺고 국내 도입했다. 수술이 어려운 자궁근종 가임기 여성을 대상으로 투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이에 건강보험 약제로도 인정받아 연간 50억원 규모 처방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3월 유럽집행위원회(EC)에서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 사용이 급감했다.
당시 EC는 이니시아를 복용하는 여성들에게서 심각한 간 손상 및 간 부전이 사례가 나타났다고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유럽 약물감시 위해평가 위원회 평가 결과 이니시아 복용 환자는 최소 월 1회 간기능 검사를 동반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이니시아 복용에 따른 간 손상 부작용 사례는 신고되지 않았으나 실제 후폭풍은 거셌다. 신풍제약은 이니시아 수입실적은 지난 2017년 45만8360달러(약 5억원)를 나타냈으나, 안전성 문제가 불거진 2018년 6만646달러(약 7500만원)으로 급감했다.
결국 계속된 안전성 논란으로 유럽의약품청(EMA)는 지난 2020년 9월 유럽 내 이니시아 판매 중단 권고를 조치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신풍제약이 자진회수 조치에 돌입하고 간 기능 검사 안내하는 등 조치에 나섰으나 끝내 안전성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한편 이니시아와 동일 성분으로 응급피임약 ‘엘라원정’에서는 복용 후 간 손상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엘라원정은 현재 국내에서 현대약품이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