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에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미국 뉴욕증시가 폭락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도 덩달아 주저앉는 모양새다.
10일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시가총액 10위권 내 암호화폐 중 7건이 24시간 전 대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주일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다수 암호화폐가 평균 두 자릿수 하락했다.
대표적으로 시가총액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오후 4시 기준 전일 보다 4.29% 하락한 3만21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15.94% 이상 하락했다.
이번 하락장은 인플레이션의 장기화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도시 봉쇄로 글로벌 공급망 경색이 더욱 심화되고 있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식량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미국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주식 투매가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에서는 금리인상 공포가 번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준이 경제를 침체에 빠뜨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길들일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있다.
당분간 경제 성장이 더뎌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세계증시와 함께 암호화폐 시장도 휘청이고 있다. 과거 암호화폐 투자시장은 세계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증시 조정의 대체제로 암호화폐가 활성화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가 촉발한 암호화폐 상승장이 기관을 대거 유입시키면서 두 투자시장이 커플링(동조화)화 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업계 전문 분석가들을 인용해 비트코인의 다음 지지선이 2만4000달러~2만70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이 4.29%, 다우가 1.99%, S&P500이 3.20% 각각 급락했다. 특히 S&P500은 그동안 지지선으로 간주됐던 4000포인트가 붕괴됐다. 유럽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독일의 닥스는 2.15%, 영국의 FTSE는 2.32%, 프랑스의 까끄는 2.75% 각각 급락했다. 유럽의 종합지수인 스톡스600은 2.90%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