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에 내정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은 30년 넘게 포스코에 몸담은 철강맨 출신이자, 그룹의 신사업 기반을 닦은 ‘팔방미인형 리더’로 불린다. 최종 후보 6명 중 외부 인사가 3명이나 포함돼 ‘순혈주의’에 변화가 예상됐던 것과는 다른 결과다. 이차전지 등 신사업 전환의 분기점에 선 포스코가 ‘안정’과 ‘혁신’ 균형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홀딩스(005490)는 8일 임시이사회를 열어 장인화 전 사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선정하고, 다음달 21일 정기 주주총회에 그룹 회장으로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장 전 사장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으면 임기 3년의 새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다.
장 전 사장은 1955년 서울 출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조선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해양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36년간 재직한 ‘정통 포스코맨’이다.
포스코에서 RIST 강구조연구소장, 포스코 신사업실장, 철강마케팅솔루션실장, 기술투자본부장, 기술연구원장 및 철강생산본부장, 철강부문장(대표이사 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로 통한다.
장 전 사장은 위기에 강한 ‘마케팅 전문가’로도 꼽힌다. 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당시 공장폐쇄가 아닌 ‘유연생산·판매체제’를 도입해 경영 위기를 극복했다. 당시 그는 신사업 마케팅과 해외 철강 네트워크 구축 등 그룹 경영 전반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
이차전지 등 신사업 분야도 강점이다. 포스코그룹 신사업 부문을 리튬 등 양·음극재 중심으로 재편해 이차전지 소재 및 원료 중심의 새 먹거리 기틀을 마련한 것이 대표적이다. 현직 시절 그룹 안팎으로 친화력이 높아 ‘덕장형 리더’로 평가받기도 했다.
장 전 사장은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지난달 31일 6명의 파이널리스트를 발표한 이후 유력 후보의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포스코 출신으로 다양한 경험을 갖춘 것은 물론 능력 외적으로도 최근 호화 해외 이사회 논란에 휩싸인 사내이사도 아니고 현 정권과 불편한 관계를 맺어온 최정우 회장과 가까운 인사도 아니다. 오히려 2018년 회장 선출 당시 최정우 회장과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경쟁하는 등 거리가 있는 편이어서 ‘안정 속 변화와 혁신’을 추진할 적임자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장인화 전 사장은 2018년 회장 선출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마지막까지 경합했을 만큼 조직 내 신망과 경영 능력이 입증된 인물”이라며 “후추위가 그룹 모태인 철강업과 신사업의 중요성, 조직 장악력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박희재 후추위 위원장은 이날 결과 발표 후 “장인화 후보가 저탄소 시대에 대응하는 철강사업 부문의 글로벌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사업 부문의 본원적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충분히 잘 수행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