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한국 수출이 2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등 수출 강세를 보이면서 3개월 만에 무역적자 고리를 끊어냈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에너지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무역수지가 다시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0.6% 증가한 539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역대 2월 기준으로 최고치며, 조업일수가 적은 2월에 5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수입은 530억달러로 25.1% 늘었다.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2월 기준 최고 수입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 액수는 수출 보다 적어 무역수지는 8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흑자 전환됐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 -4억3000만달러, 지난 1월 -4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월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사상 최고 적자를 기록했고, 2월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석 달 연속 무역적자가 전망됐다.
이번 달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 것은 수출 증가세가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2월은 다른 달에 비해 조업일수가 적은 편이지만, 하루 평균 수출액이 26억9600만달러로 월간 사상 역대 최고의 일평균을 기록했다.
다만 수입액도 2월 기준으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수입액 급증은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수입이 견인했다. 지난달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전체 수입액의 23.3%에 달했다.
수입액으로보면, 지난 2월 원유 수입액은 69억9000만달러로 전년 2월(42억8000만달러)보다 63% 증가했다. 가스는 같은 기간 전년(31억6000만달러)보다 12.3% 늘어난 35억5000만달러였다. 석탄은 19억3000만달러로 전년(7억1000만달러) 보다 73%나 늘었다.
점점 따뜻해지는 날씨로 에너지 수입량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에너지 가격 불안 상황으로 인해 3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길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어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거래된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95.72달러,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100.99달러, 두바이유는 96.86달러로 마감했다. 이들은 각각 전일대비 배럴당 4.13달러, 3.06달러, 1.02달러 상승했다. 장 초반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5.07달러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유가가 오를 경우 타격을 입는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제품 가격에 반영되며 경쟁력을 떨어트리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0.3%p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가가 120달러까지 오르면 경제 성장률은 0.4%p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 요인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수출 증가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올해 상반기에 수출 지원 대책을 집중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올해 상반기 무역보험 100조원, 수출 마케팅 1100억원을 투입해 수출기업 자금난 해소와 해외판로 개척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물류난이 안정화될 때까지 임시선박을 월 4척 이상 투입하고, 물류비 특별융자 1500억원 등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