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항공사 제트블루의 뉴욕행 여객기가 베네수엘라 인근 상공에서 미 공군 공중급유기와 거의 충돌할 뻔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항공 안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령 퀴라소를 출발한 제트블루 1112편(에어버스 A320)은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약 64km 떨어진 상공을 비행하던 중 GPS 트랜스폰더(신호 송수신기)가 꺼진 미 공군 공중급유기와 근접 조우했다.
여객기 조종사는 음성 기록에서 해당 군용기가 불과 2~5마일(약 3~8km) 거리에서 동일한 고도로 비행하며 비행 경로를 가로질러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조종사는 “거의 공중 충돌할 뻔했다”며 긴급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조종사는 이어 “군용기가 트랜스폰더를 켜지 않았다.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해당 군용기는 베네수엘라 영공 방향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을 두고 미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공화·텍사스)은 15일 기자회견에서 “지난 1월 워싱턴DC 포토맥강 상공에서 발생한 미 육군 헬리콥터와 민항기 충돌 사고 역시 군용기가 위치 추적 장치를 꺼둔 상태였다”며 “미군의 근접 충돌 위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민주·워싱턴)도 이번 사건을 두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군과 민항기 간 충돌을 방지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남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승무원들은 고도로 훈련된 전문가들이며 확립된 절차에 따라 운항하고 있다”며 “안전은 항상 최우선 과제이며, 관련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근접 충돌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에 미군 전력을 증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앞서 미 연방항공청(FAA)은 지난달 베네수엘라 주변의 안보 상황 악화와 군사 활동 증가를 이유로 주요 항공사들에 해당 지역 상공 비행 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