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대표팀의 맏형 곽윤기(33‧고양시청)의 올림픽은 마지막까지 유쾌했다.
곽윤기는 16일(이하 한국시간) 중국 베이징의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계주 남자 5000m 결승에 황대헌(23‧강원도청/한국체대 졸업 예정), 박장혁(24‧스포츠토토), 이준서(22‧한국체대)와 함께 출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최초의 ‘유튜버 메달리스트’를 꿈꿨던 곽윤기의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다.
곽윤기는 자신의 흥을 참지 않았다. 12년 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생애 처음으로 출전,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뒤 당돌하게 브라운아이드걸스의 ‘시건방 춤’을 췄던 곽윤기는 이번에도 자신의 댄스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동생들을 이끌고 은메달을 목에 건 곽윤기는 시상대 위에서 이번 대회 내내 대표팀을 응원한 가수 RM이 속한 BTS의 ‘Dynamite’ 춤을 추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시상 후 진행된 믹스트존 인터뷰에서도 곽윤기는 밝았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 생활 은퇴를 결심한 곽윤기는 “이제 얼마 남지 않은 100만 구독자 달성을 위해 활동하겠다. 지금까지는 선수 신분이어서 많은 것이 제한됐다. 이번에 금메달을 못 땄으니 100만 구독자를 갖는 유튜버를 향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그 속에서 쇼트트랙에 대한 사랑도 가득했다. 곽윤기는 “이제는 적어도 100만명 가까운 분들이 쇼트트랙을 보고,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쇼트트랙을 가까이 하고, 더 알아가길 바라는 마음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냥 장난스러운 모습만 보인것도 아니다. 이번이 3번째 올림픽 출전인 곽윤기는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이끌었다. 풍부한 경험을 자랑하는 곽윤기는 훈련 전 동생들을 불러놓고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훈련이 끝나면 동생들의 사진을 찍어주며 사기를 높였다.
곽윤기의 영향으로 이번 대표팀은 큰 잡음 없이 화목한 분위기로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더불어 곽윤기는 경기장 밖에서 해야 할 말을 거침없이 했다. 대회 초반 후배들이 위축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앞장 서 편파 판정에 대해 강하게 말했다.
또한 경기장 안에서는 실력으로 존재감을 입증했다. 곽윤기는 5000m 계주 준결승전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폭발적인 스피드를 자랑, 한국이 전체 1위로 결승에 오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회 전 “2010년처럼 초심을 갖고 이번 대회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던 곽윤기는 여전히 유쾌하면서도 경기장 안팎에서 큰 존재감을 발휘하며 마지막 올림픽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