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매출 신기록을 세운 성적표를 공개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반도체 라이벌인 인텔을, LG전자는 생활가전에서 월풀을 제치고 각각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삼성전자는 27일 연결 기준 지난해 매출액이 279조6048억원으로 전년보다 18.1%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종전 최고치인 2018년 243조77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51조6339억원으로 전년보다 43.5% 증가했다.
지난해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단연 반도체(DS)다. 반도체 사업의 지난해 매출은 94조160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9조20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약 57%를 차지했다. 영업이익률은 31%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미국의 인텔을 제치고 전세계 매출 1위에 올랐다. 이날 인텔은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790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144.6원)을 적용하면 약 90조4463억원으로 삼성전자가 4조원가량 많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전세계 반도체 매출 1위를 기록한 이후 2019~2020년은 인텔에 정상을 내줬는데, 3년 만에 탈환했다.
삼성전자는 세계 1위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지난해 상승하면서 수혜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의 연간 매출액은 약 72조5900억원으로 기존 최대 실적(2018년 72조3800억원)을 앞섰다. 비메모리 사업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도 단가 상승과 수율 개선 등에 힘입어 수익성이 높아졌다.
올해는 부품 공급과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히 있지만,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을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기업들의 IT 투자 확대와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도입 등으로 수요 증가가 기대되는 만큼, 고성능 제품 공급을 확대하고 극자외선(EUV) 공정 적용을 선도적으로 확대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전자도 괄목할 실적을 냈다. 이날 LG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 74조7216억원, 영업이익 3조8638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사상 최고 기록이며, 영업이익은 역대 2위다. 이 중 규모가 가장 큰 H&A본부(생활가전)의 매출은 27조109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그동안 글로벌 가전시장 1위였던 미국의 월풀을 제친 점이 눈에 띈다. 이날 월풀은 지난해 매출이 219억8500만달러라고 발표했다. 지난해 평균 원·달러 환율(1144.6원)을 적용하면 약 25조1640억원으로, LG전자 H&A본부의 매출이 약 2조원 앞선다. LG전자가 전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월풀의 매출을 제친 건 이번이 사상 처음이다.
이는 해외시장 매출 증가가 이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전 교체 수요가 늘었고,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줄어든 이후에도 여전히 견조한 프리미엄 가전 수요를 적극 공략한 점이 주효했다. 북미·유럽 등 글로벌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고르게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은 전년보다 17.7% 증가했다.
LG전자는 올해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 불확실성이 있지만, 프리미엄 전략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제품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가전의 판매를 강화하는 한편, 위생가전을 중심으로 새로운 가전의 해외 판매를 확대해 매출 성장세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