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생산 모더나 백신은…美정부 수조원 지원으로 탄생

미국 모더나 백신의 국내 생산에 관한 합의가 발표됐다. 국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술 이전 및 시험 생산 등을 거쳐 올해 3분기부터 모더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한다는 내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미국 모더나사와 22일 모더나 코로나19 mRNA 백신(mRNA-1273)에 대한 완제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모더나 백신은 2회 투여용법으로 개발됐으며, 앞서 정부가 2000만명분 도입을 계획한 제품이다. 모더나 백신은 mRNA 백신으로 그간 임상시험에서 질병에 대한 예방 효과가 뛰어나고 심각한 부작용 보고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중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전자 절편을 체내에서 발현시켜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생성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모더나 백신은 임상시험에서 94.1%에 이르는 백신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실제 접종 사례에서 두 번째 접종 후 일주일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 6개월 동안 높은 수준의 항체역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모더나 백신은 감염 시 증상 발현 예방뿐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자체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지난 2020년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RNA 백신, 바이러스 변이에 대응 유리해

mRNA 백신이 변이에 대응하기 유리한 가장 큰 이유는 단백질을 기반으로 한 합성항원 백신에 비해 생산 과정이 간단하기 때문이다. 생산자가 항원 단백질을 합성해 백신에 주입하는 합성항원 백신과 달리 mRNA 백신은 바이러스 유전자가 들어있는 RNA를 주입해 체내에서 알아서 항원 단백질이 합성되도록 유도한다. 까다로운 단백질 합성 과정을 건너뛸 수 있어 생산 기간도 짧다.

조양제 아이진 최고기술경영자(CTO)는 “단백질 백신은 바이러스가 변이됐을 때 변이된 유전자 염기서열을 다시 반영해서 단백질을 새롭게 만들어야 해서 빠른 변이에 대응이 어렵다”며 “RNA는 이 공정에 큰 변화없이 그대로 변이 RNA 절편을 백신물질로 넣어주면 되기 때문에 대응이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모더나는 기존 백신 ‘mRNA-1273’과 남아공발 변이에 맞게 개선한 ‘mRNA-1273.351’을 조합한 ‘mRNA-1273.211’을 부스터 백신으로 시험 중이다. 지난 5일에는 mRNA-1273와 mRNA-1273.351 모두 남아공 및 브라질발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에 효능을 보인 연구결과가 공개됐으며 최근에는 인도발 변이에도 어느 정도 보호 효과를 나타낸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모더나 백신 개발, 정부 도움 커…지원금만 수조원

지난 4월 말 미국 보스턴글로브 등 해외 외신들에 따르면 모더나가 미국 정부로부터 받은 지원금액은 약 60억달러(약 6조768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 백신 개발이 완성되기도 전부터 백신을 입도선매하거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백신 개발을 지원했다.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은 모더나에 백신 개발 자금을 지원했으며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는 모더나 백신 개발 초기 임상 단계부터 함께 개발에 참여했다.

미국 정부는 모더나 백신 3억회분을 주문하면서 백신 개발, 임상시험 및 생산을 위해 57억5000만달러(약 6조4888억원)를 지원했다. 모더나는 3억회분 중 이미 1억회분은 공급을 마쳤고 5월 말까지 1억회분, 그리고 7월까지 남은 1억회분을 공급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4월 18일 모더나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모더나는 BARDA로부터 3만명을 대상으로 한 후기 임상시험 및 백신의 안전성 모니터링 등을 위해 최대 2억3600만달러(약 2662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러한 대규모 지원을 통해 성공적으로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는 2021년 코로나 백신 매출만 184억달러(약 20조764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같은 전망치를 바탕으로 모더나는 정부에 환급하게 될 금액도 늘어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도입 앞두고 식약처도 최종 품목허가

규제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최종 품목허가를 승인했다. 지난 4월 12일 국내 모더나 백신 유통사인 GC녹십자가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이후 약 한 달반 만이다.

식약처는 지난 21일 모더나 백신에 대해 18세 이상을 접종 대상으로, 영하 25~15도에서 7개월, 냉장(영상 2~8도) 1개월간 보관 가능하도록 허가했다. 개봉전 상온(8~25도)에서는 12시간 보관이 가능하다.

모더나 백신은 주사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등 경미한 증상이 대부분이었고, 1~3일 이내 소실돼 안전성이 확인됐다.

다만 백신 투여와 관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중대한 약물이상 반응으로 얼굴 부종 등 9건이 보고됐다. 필러 시술 경험이 있는 백신 투여자에게 발생하는 얼굴 부종은 사용상 주의사항으로 반영했다.

최종점검위는 백신 안전성이 양호하지만 2차 투여 후 더 많은 통중, 피로, 오한 등의 사례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어 이 역시 사용상 주의사항에 반영하도록 했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식약처가 철저하게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검증을 거친 백신인 만큼 국민들께서도 백신접종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