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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의 예수] 와 아흔의 할머니

조인선, 독자, 몽고메리 여성 문학회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by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4월 10, 2026
in AL/로컬/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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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울의 예수] 와 아흔의 할머니

[서울의 예수] 와 아흔의 할머니
조인선, 독자, 몽고메리 여성 문학회

현대 서비스 센터의 대기실, 기다리는 동안 읽기 위해서 정호승 시인의 ‘서울의 예수’를 들고
갔다. 낮은 곳의 슬픔을 어루만지는 시 구절에 빠져 있을 때, 곁에 앉은 미국 할머니가 적막을
깨고 말을 건네 왔다. 아흔이 되었다는 할머니는 15년째 타고 있는 당신의 낡은 차에 대해
말씀하셨다. 아무 문제없이 잘 타고 다니던 차가 브레이크 등이 망가져 손을 보러 오셨고
고쳐서 계속 사용할 생각이라 하시며 오래된 자신의 차에 대한 애정과 돈을 낭비하지 않는
자신의 철학을 기쁘게 말씀하셨다. 낡은 차를 고쳐 쓰며 당신의 세월을 지키는 노부인의
정중함이 대화 속에서 유연하게 섞였다.
할머니는 처음 본 내게 당신의 일대기를 줄줄이 풀어 놓으셨다. 6남매의 형제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둘은 벌써 하늘나라로 갔다며 멋 쩍은 손짓을 하시고는 당신은 아직까지 비즈니스를
하면서 바쁘게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듯 꺼내 놓으셨던 여러 서류를 보여 주셨다. 처리할 것이
많다는 걸 자랑스럽게 내 보이신 것이다.
문득, 내가 읽던 시집을 내려다 보신 할머니가 어떤 책이냐고 물으셨다. 그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 있냐고 정말 알고 싶어 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나는 이런 질문을 하는
할머니가 귀여워 보였다. 젊은이에게 스스럼없이 물으며 대화를 이어 갈 줄 아는 어른을
오랜만에 만나 뵈어 마음이 새로웠다. 워낙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종이도 누렇게 변해 있고
활자도 작게 인쇄되어진 시집을 보여 드리며 알려드렸다.
“1982년에 출판된 것이니 할머니의 자동차 보다도 더 오래되었네요. 시인은 가난한 이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며 그들의 아픔과 희망 그리고 그들 안에 계신 예수의 눈물과 사랑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젊은 날에 좋아하던 시인 이예요. 오늘 이 자리에서 당신과 이런 대화를
나누게 될 줄은 상상도 못해봤던 일인데 선물처럼 감사한 날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좋아집니다.” 서툰 영어로 나의 마음을 전하고 나니 할머니는 기분이 좋으셨던지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며 웃으셨다. 시인이 노래하던 ‘예수’가 만약 오늘날 우리 곁에 온다면, 바로 이렇게
낡은 차를 소중히 타며 낯선 이의 어깨에 스스럼없이 말을 거는 노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었다.
책 속의 활자는 고요했으나, 내 곁에서 숨쉬는 할머니의 이야기는 시 보다 더 뜨겁게 살아
싶었다.
3년전 한국에서 엄마와 외출을 하면서 지하철을 탔었다. 한시간 이상을 가야해서 빈자리를
찾아 얼른 앉았고 엄마의 옆에 앉아 계신 아주머니는 처음 보는 사람 이였음에도 엄마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셨다.
“어디 가시냐?”, “들고 있는 가방이 아주 편하고 좋아 보인다.”
얘는 우리 딸인데 미국에서 엄마 보러 왔고 오늘은 광장시장에 여름 이불 좀 보러 나가는
중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하셨고 아주머니는 조그만 바퀴가 달려있어 끌고 다니기 편해 보이는
가방을 다리 사이에 놓으며 말씀하셨다. 딸이 사준 거라면서 자연스럽게 자랑이 시작되고 서로
자식 들 칭찬을 하시더니, 다리가 아프네, 허리가 아프네, 어느 병원이 좋다는 등 한참을
이야기하셨다. 아주머니께서 내려야 할 때가 되니 엄마의 손을 잡고는,
“어르신 건강 하시고 따님이랑 좋은 시간 보내셔요. 참 보기 좋네요.” 하셨다. 엄마도 손을
마주 잡아 주며 작별인사를 하셨다.

왜 나이가 들면 낯선 이에게 이토록 쉽게 말의 다리를 놓게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사라져가는 존재감에 대한 본능적인 저항일지도 모르겠다. 세상의 중심에서 조금씩 밀려나며
누구도 자신을 궁금해하지 않는 시간을 견디다 보면 누군가와 연결되어 있다는 확인이 간절 해
질 수 있다. 그들에게 낯선 이는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고여 있던 이야기를 흘려 보낼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자 따뜻한 청중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이 말을 걸어올 때, 우리가 건네는 작은 끄덕임이나 “아, 그러셨군요.”하는 한마디는
단순한 대답 그 이상이 되어준다. 그것은 어르신의 삶은 가치 있었고 당신도 지금 여기 분명히
존재합니다.”라는 메시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 날이었다.

앨라배마 타임즈 | Alabama Kore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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