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정부·공공기관은 물론, 기업이나 시민단체 등에서도 온라인 화상회의가 있다. 이는 ‘폐쇄 국가’인 북한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 스팀슨센터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따르면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도 지난해에만 최소 2차례 화상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38노스는 김 총비서가 작년 6월23일 주재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5차 예비회의와 7월25일 노동당 중앙위 정치국 비상확대회의 때 각각 화상회의 시스템이 쓰였다고 전했다.
당시 김 총비서 주재 회의에서 사용된 화상회의 시스템은 김일성종합대 정보센터에서 개발한 ‘락원'(낙원)이란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12년 1월 일본 내 친북단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를 통해 처음 소개됐다.
‘락원’은 북한이 개발한 리눅스 기반 운영체제(OS) ‘붉은 별’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윈도우즈’에서 구동되는 2가지 버전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락원’이 북한 전역의 관공서와 공장 등에서 본격적으로 보급된 건 2019년부터다.
그러나 ‘락원’은 북한 내에서만 사용되기 때문에 외국과의 화상회의 땐 중국 텐센트의 ‘부브 미팅’ 등 외국에서 개발한 프로그램이 쓰인다고 한다.
싱가포르의 민간단체 ‘조선 익스체인지’는 지난달 2차례 실시한 북한 기업인 대상 화상 세미나 때 ‘부브’를 이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비서는 올 1월 주재한 제8차 노동당 대회 때 “체신부문에선 통신 하부구조의 기술갱신을 다그치고 이동통신기술을 발전시켜 다음세대통신에로 빨리 이행해야 한다”며 북한 내 통신망 발전을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이처럼 북한에서도 화상회의가 일상화되고 있지만, 북한 당국은 여전히 주민들 중에선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