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희철 서울 SK 감독이 부임 첫 해부터 더블을 달성했다. ‘초보 감독’이라는 우려에도 남다른 리더십으로 리그컵에 이어 정규리그까지 제패하며 팀 재건에 성공했다.
SK는 3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과의 경기에서 92-77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우승 매직넘버 1을 남겨두고 있던 SK는 이날 승리로 정규리그 우승팀이 됐다.
2012-13시즌, 2019-20시즌에 이은 구단 통산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또한 전 감독은 감독 데뷔 첫 해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맛봤다. 감독 첫 해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건 김진(2001-02시즌), 문경은(2012-13시즌), 추승균(2015-16시즌) 이후 전 감독이 4번째다.
문경은 전 감독을 보좌하며 10년 동안 SK와 동고동락한 전 감독은 지난 시즌 종료 후 문 전 감독이 물러난 뒤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코치로 오랜 시간 경험을 쌓았지만 감독은 전혀 다른 자리였다. 감독 경험이 일천한 전 감독의 지도력에 의구심을 갖는 시선도 있었다. 전 감독도 자기 자신을 이번 시즌 SK의 약점 중 하나라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전 감독은 빠르게 자신의 지도 철학을 선수단에 이식시키며 지난 시즌 8위에 그쳤던 팀을 변모시키는 데 성공했다.
정규리그 전초전 격인 리그컵에서 우승한 건 시작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개막 후에도 매서운 기세로 선두권으로 치고나간 SK는 구단 역대 최다 연승인 11연승을 뛰어넘어 15연승을 질주하며 1위 독주 체제를 갖췄다.
시즌 막바지 공격의 핵 김선형과 자밀 워니가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남은 선수들이 둘의 공백을 잘 메우며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었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가장 고맙다. 워니, 최준용, 그리고 전희철이 시즌 초반 3대 걱정거리였는데 이번 시즌 다 잘 됐다. 이들 뿐만 아니라 선수 모두가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부상 방지에 초점을 두고 시즌을 준비했는데, 선수들이 몸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우승까지 만든 게 대견하다”고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감독 첫 해를 겪으면서 모르는 점도 많고 시행착오도 많았는데 나의 부족한 면을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잘 채워줬다. 감독은 선수들과 수직 관계를 형성하는 게 아닌 매니저가 되는 게 맞다고 본다. 선수들이 잘 뛸 수 있는 환경 그리고 정신적, 신체적으로 잘 컨트롤해줘야 좋은 기량을 낼 수 있다. 이번 시즌 나와 선수들의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리그컵에 이어 정규리그도 제패한 전 감독은 이제 플레이오프에서 통합우승에 도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