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궁암의 약 3~7%를 차지하고 자주 재발하는 데다 치료하기 어려운 ‘자궁육종’에 그동안 자궁암에 쓰이지 않던 약물 두 가지를 함께 활용할 경우,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8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이정원·노준호 본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재발성 자궁육종 환자의 암 조직으로 동물실험과 세포실험 전임상 치료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가능성을 확인했다.
자궁육종은 자궁암의 약 3~7%를 차지하는 드문 질환으로, 산부인과 의사들도 어려운 암으로 꼽는다. 주로 초기에 수술을 하지만 재발률이 약 50%에 이르고 원격으로 전이되는 경우도 많아 예후가 나쁜 악성 질환 중 하나다.
재발성 자궁육종의 경우 전신 항암치료가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치료 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몇 개 없어 새로운 약제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카보잔티닙’과 ‘테모졸로마이드’라는 약제를 함께 시도했다.
암 환자에 얻은 자궁육종 조직을 이식해 실험용 쥐에서 자라게 한 뒤 두 가지 약물을 투여할 경우 카보잔티닙과 테모졸로마이드를 각각 단독 투여했을 때보다 두 약제를 병용 투여받은 쥐의 암 세포와 조직의 성장이 유의하게 억제했고 세포 사멸은 증가했다.
카모잔티닙은 현재 국내에서 신장세포암과 간세포암 치료제로 사용되는 항암제고 테모졸로마이드는 교모세포종, 수모세포종 등 신경계 악성 질환에 사용되는 약제다. 모두 자궁암 등 부인암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 않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카보잔티닙과 테모졸로마이드가 자궁육종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두 약제를 함께 투여받은 쥐에게 체중감소나 다른 약제로 인한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았다.
이정원 교수는 “현재까지 치료 방법이 매우 제한적이었던 자궁육종의 새 치료법 개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전임상 시험(동물 실험) 단계 지표를 만족해 임상2상으로 확대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6월 국제 임상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Clinical Cancer Research)’에 수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