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밍엄시가 최근 도심 노숙자 캠프를 철거하고 거주자들을 임시 쉼터로 이송했다. 시 당국은 공공 안전과 위생 문제를 이유로 들며 조치의 정당성을 강조했지만, 갑작스러운 철거 방식과 장기적 주거 대책 부재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번 조치는 린 파크(Linn Park) 인근에 형성된 노숙자 캠프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는 캠프 내 화재 위험과 범죄, 보행자 안전 문제를 들어 철거를 결정했으며, 현장에 있던 노숙자들은 시가 연계한 임시 쉼터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랜달 우드핀 버밍엄 시장은 철거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도시의 책임을 다했다”며 “사람들을 거리에서 방치하지 않고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조치가 강제 퇴거가 아니라 보호와 지원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단체와 일부 주민들은 시의 대응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장소만 옮겼을 뿐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쉼터가 일시적 해결책에 불과하며, 영구적인 주택 공급과 정신건강·중독 치료, 일자리 연계 같은 구조적 대책이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비판론자들은 “노숙자 캠프를 철거해도 갈 곳이 없는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며 “도시는 여전히 영구 주택 부족이라는 핵심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버밍엄시는 최근 몇 년간 노숙자 대응 예산을 늘리고 쉼터와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해 왔다고 설명하지만, 캠프 철거가 반복될수록 ‘단속 중심 행정’이라는 비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조치 역시 노숙 문제의 근본적 해법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 채 논란 속에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