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뮐러 대한축구협회(KFA) 신임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이 차기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선임하기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섰다. 아직까지는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그 와중 나름 뾰족하게 밝힌 의지가 있었으니 계약 기간을 길게 가져가겠다는 방침이었다.
뮐러 위원장은 11일(한국시간)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작업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브리핑으로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뮐러 위원장은 “백지부터 시작한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차근차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문성, 감독의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부분 등 5가지를 큰 틀에서의 가이드라인으로 삼을 것”이라면서도 “감독의 국적은 기준에 없다. 계약 기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 협상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지금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 새 전력강화위원회가 이전 전력강화위원회의 리스트에 매몰되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게 핵심 골자다.
뮐러 위원장은 “나는 커뮤니케이터이자 코디네이터다. 앞으로 많은 소통을 하면서 발전을 이끌겠다”고 향후 어떤 스타일로 임무를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정도만 전했다.
어느 정도 예상된 답변이다. 이제 막 선임된 뮐러 위원장이 첫 석상에서 구체적인 답과 방향을 내놓을 수는 없다. KFA에 따르면 아직 전력강화위원회 구성원도 다 정해지지 않았고 회의 날짜도 확정된 게 없다.
이런 제한된 상황 속에서도 뮐러 위원장의 확실한 견해가 개입된 한 가지 발언이 있었다.
뮐러 위원장은 “임기와 국적 등 정해진 것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개인적인 생각으로 임기는 짧은 것보다 가급적 긴 기간으로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다”고 답했다. 적어도 현 위원회가 ‘장기 계약’을 가치 있게 두고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지난 4년 동안 감독 교체 없이 긴 호흡으로 월드컵을 준비, 16강이라는 성적과 더불어 ‘우리만의 축구’를 구현해내는 값진 성과를 이뤘다.
따라서 현 시점에선 새 감독도 다가올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해주느냐가 중요한 화두였다. 뮐러 위원장은 그 관심에 대해 나름 명쾌하게 답을 했다. 어떤 지도자가 지휘봉을 잡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축구에 대한 철학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시간은 허락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