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의 주장 하주석(28)이 심판 판정에 불복해 과격한 행동으로 팀에 찬물을 끼얹었다.
하주석은 지난 1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 6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팀이 0-2로 뒤진 8회말 1사 1루에서 타석에 선 하주석은 롯데 투수 구승민의 초구 바깥쪽 낮은 직구를 볼로 생각했으나 심판은 스트라이크로 판정했다. 이에 하주석은 타석을 한 바퀴 돌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하주석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구승민의 낙차 큰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러자 하주석은 배트를 바닥에 세게 내리치며 불만을 재차 표시했고 심판은 퇴장을 명령했다.
하주석은 삼진을 당하고 방망이를 내리친 게 왜 퇴장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정황상 앞서 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분풀이를 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그럼에도 하주석은 반복해서 심판에게 왜 퇴장이냐며 따져 물었고 이 과정에서 욕설을 뱉기도 했다.
코치진의 만류로 겨우 더그아웃으로 돌아섰지만 화를 삭이지 못한 하주석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헬멧마저 집어 던졌다.
그런데 이 헬멧은 하필 더그아웃 벽에 튕겨 웨슬리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머리에 정통으로 맞았다. 더그아웃 위에 자리했던 관중들이 하주석의 행동을 보고 깜짝 놀랄 정도였다.
하주석도 이를 봤지만 무시한 채 유유히 더그아웃으로 걸어 들어갔고 자신의 짐을 챙겨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유를 불문하고 프로 선수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올시즌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퇴장 당하는 선수는 종종 있었으나 하주석처럼 욕설까지 내뱉으며 싸울 듯한 기세로 달려드는 경우는 잘 없었다.
하주석의 이러한 행태는 처음이 아니다. 한화가 올 초 공개한 다큐멘터리 ‘클럽하우스’에서 하주석은 안타를 치지 못하자 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배트를 부쉈고 이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경고를 받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4월3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도 헛스윙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배트를 내리쳤다.
과거 국가대표에 뽑힐 만큼 기량을 인정 받았던 하주석은 올 시즌 타율 0.213으로 부진한 상태다. 때때로 결정적인 안타나 홈런을 치곤 있지만 전체적으로 예년만 못한 수치다. 더군다나 팀도 최근 6연패에 빠지는 등 부진으로 꼴찌로 처져 있다.
이 때문에 하주석 본인도 답답함을 느낄 수 있지만 개인의 성적 뿐 아니라 다른 동료들을 챙겨야 하는 주장이라면 자신의 감정만 드러내선 안된다.
이는 한화를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도 절대로 보여줘선 안될 행동이다.
16일 하주석의 퇴장 당시 한화의 홈 관중들은 처음에는 심판의 판정에 야유를 보냈지만 더그아웃에 헬멧을 던지는 등 난폭해지는 하주석의 행동에 당황한 듯 술렁이기도 했다.
이후 한화 팬페이지 ‘팬타임즈’ 게시판에는 ‘하주석을 즉각 방출하라’, ‘하주석의 행태는 외국인 지도자를 대놓고 무시하는 꼴’, ‘언제까지 이런 모습을 봐야 하냐’라는 등의 글이 올라오는 등 팬심도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하주석의 이 행동은 계속되는 연패로 가뜩이나 처져 있던 팀 분위기는 물론, 그럼에도 끊임 없는 지지를 보내던 팬들의 사기마저 가라 앉히게 됐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심판 판정에 불복한 하주석에 대해 징계 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별개로 더그아웃 난동으로 팀 분위기를 해친 하주석에 대해 한화 구단 내부적으로도 일종의 제재 조치를 할 가능성도 있다.






